[뉴스핌=김기락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달 1일 시행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보완 대책을 이통사와 제조사에 주문했으나 전면 개정 혹은 폐지 외에 이렇다할 만한 보안책이 없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이통사의 보조금 상향, 제조사의 단말기 가격 인하 등 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좁기 때문이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통사는 정부 요구에 따라 단통법 보완책을 준비 중이다.
최근 최양희 미래부 장관과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의 “단통법이 취지와 달리 소비자가 아닌 기업만을 위한 법이 된다면 정부는 소비자들을 위해 특단의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요구를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이통사가 할 수 있는 것은 보조금 상향 외엔 딱히 없다. 현행 보조금은 일주일 마다 공시하고 있다. 이통사는 최대 30만원까지 보조금을 쓸 수 있고, 판매점도 보조금의 최대 15%인 4만5000원을 지원할 수 있다.
이통사는 단통법 시행 후 최신 단말기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에 보조금 10만~2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갤럭시노트4 출고가가 95만7000원인 만큼 보조금을 받으면 구입 비용은 70만원대 이상이다.
때문에 이통사가 최신 모델에 최대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단통법 보완책으로 평가되긴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정부 요구대로 단통법 보완책을 고심하고 있다”며 “최신 모델에 최대 보조금을 지급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단말기 가격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제조사도 단말기 가격 인하를 검토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저가 보급형 단말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새로운 피처폰(일반 휴대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가격은 지난 5월 발매한 ‘마스터’(2G·3G용)와 비슷한 20만원대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내달 보급형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출고가는 40만∼60만원으로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가 약 30만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고가의 단말기는 사실상 판매가 어려울 전망이다.
통신 및 전자업계는 정부 요구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보완책을 제시하더라도 정부의 추가 압박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보조금 상향선 폐지 등 단통법 전면 수정 및 폐지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