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글로벌 기업들의 인수합병(M&A) 무산 규모가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수준으로 늘어났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지난 14일 미국 제약사인 애브비는 예상과는 달리 영국 제약업체 샤이어에 대한 550억달러(약 58조3000억원) 규모의 인수안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분석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M&A 거래 무산 규모는 5730억달러(약 608조원) 수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당시에는 모두 6400억달러(약 680조원) 규모의 M&A 거래가 취소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 재무부가 기업들의 국적 이전을 통한 법인세 회피 전략에 대해 철퇴를 가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당초 재무부의 이같은 조치는 M&A 거래 성사 자체에는 그다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로 인해 미국 화이자가 약 1200억달러(약 127조원)를 투입해 영국 수위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재추진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다소 시들해진 상황이다.
미국계 글로벌 기업의 국적 이전 전략에 따른 유럽기업 인수는 최근 M&A 시장의 대표적 테마였으며 실제 이 같은 배경에서 이뤄진 대형 M&A 사례도 십여 개에 이른다.
로이 캐블라 노무라 유럽 기술미디어부문 대표는 "M&A 전략를 추진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세금회피와 주가부양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시장 밸류에이션 하락으로 인해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M&A 시장이나 IPO 전략 등에서의 다양한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M&A 시장에서는 프랑스 통신업체 일리아드가 독일 도이체텔레콤이 지분을 보유한 미국 통신업체 T모바일을 190억달러에 인수를 추진 중이다. 또 노르웨이의 비료업체인 야라인터내셔널은 미국 CF인더스트리즈를 270억달러에 합병하는 거래를 진행 중이다.
루이스 파스 핀토 소시에테제네랄 기업금융부문 부대표는 "최근 증시 불안에 따라 IPO는 줄어들겠지만 M&A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며 "거대기업들이 여전히 엄청난 양의 현금을 쌓아두고 있는데다 주가하락으로 매물의 밸류에이션도 낮아져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IPO 시장에서는 최근 영국의 럭셔리 구두업체인 지미추가 예상밖으로 성공적인 IPO를 달성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는 IPO를 추진중인 5개 업체가 총 14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