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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In-Depth] ELS '낙인' 지뢰밭..수급 꼬이는 대형株

기사등록 : 2014-10-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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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확정 ELS 상품 속속 등장

[뉴스핌=김양섭 기자] " '설마..' 했었는데, 낙인 근처까지 떨어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OCI 주가연계증권(ELS:Equity Linked Security) 상품을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A씨의 얘기다. 그가 보유한 상품의 낙인(knock-in) 배리어(barrier·원금 손실 발생 구간)는 종가 기준 8만9000원이다. 6% 급락세로 마감했던 지난 16일 그는 장중 내내 불안했다. 다행이 종가는 8만9500원으로 끝나 낙인에 해당되지는 않았다.

주가는 며칠새 반등해 22일 장중 9만2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지만 마음을 놓을 만한 상황은 아니다. 전날 LG화학이 실적 쇼크로 급락한 데 이어 이날 현대차가 급락한 배경에는 ELS 낙인 물량이 하락 '트리거'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 

이들 업종 대표 대형종목들은 ELS 낙인 물량으로 수급이 꼬이면서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가 됐다. 안 좋은 업황에다 ELS이 수급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상품 설계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ELS는 기초자산 대비 기준가(예를 들어 55~60%)를 설정, 이 기준가 아래로 떨어지면 손실을 확정하는 구조다. 낙인 배리어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경우에는비교적 높은 확정 수익을 주는 상품이다.

하지만 최근 대형주들의 급락으로 손실을 확정하는 ELS 상품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런 수급 변수는 전략적 측면에서는 매수 타이밍을 잡는 툴로 활용되기도 한다. B증권사 관계자는 "며칠전 현대차가 급락했을때 세일즈 주요 종목으로 밀자고 회의에서 거론됐다가 철회한 적이 있는데, 변수는 ELS 낙인 물량이었다"면서, "물량이 출회된 뒤 언더 슈팅됐을 때 밑에서 잡는게 최고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주 자산운용업계 분위기는 현대차를 신규 편입하거나 비중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많았다. 다만 대부분 매수 배경으로 '저가 매수' 외에는 뚜렷한 모멘텀을 제시하지 않았다. C 운용 매니저는 "PER 6배 미만에서는 매수 관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이날 추가 급락 양상을 나타냈다. 법인브로커인 D씨는 "LG화학 실적 발표 뒤 ELS 물량이 급락세를 부추긴 선례를 만들었다"면서 "현대차에 대해서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관들이 발을 빼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LG화학은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 한 뒤 주가가 14% 급락했었다.

현대차 주가는 4년 만에 최저점을 갈아치우는 등 최근 있었던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낙찰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다. 지난 16일~17일에 이어 이날도 주가 하락에 일부 ELS 물량이 트리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최근 낙인에 임박한 종목들은 주로 정유, 화학, 조선 업종에 포진해있다. 

A씨가 하루종일 불안에 떨었던 지난 16일 증권가 메신저를 통해 주요 상품의 낙인 배리어 가격에 대한 정보글이 퍼지기도 했다. '참조글'이란 전제를 달고 확산된 내용을 보면 <▲정유: s-oil 3만7000원, sk이노베이션 6만5천~7만원, GS 3만원, ▲화학: LG화학 18만원, 롯데케미칼 12만원, 금호석유 6만~6만5000원, 한화케미칼 1만원, OCI 9만원, ▲조선: 현대중공업 11만~11만5000원, 삼성중공업 1만6000~1만7000원, 대우조선해양 1만4000~1만5000원, 현대미포조선 8만4000원> 등이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상품별로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시장 상황과 크게 벗어나는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OCI 주가 추이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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