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코스피 지수가 '초이노믹스'에 힘입어 연고점을 경신한지 3개월만에 다시 박스권 하단으로 내려왔다. 정책 기대감에 힘을 받던 증권주, 은행주, 건설주, 배당주 등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정책 약발이 다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아직 효과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입을 모았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16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이후 지난 24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4.36% 하락했다. 취임 직후 한달간 2% 이상 올랐지만 다시 6% 이상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건설업 지수도 부동산 경기 활성화 대책 기대감에 2% 이상 올랐지만 지난달부터 17% 이상 급락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라 낙수 효과가 기대됐던 금융주도 급등세를 멈춘 뒤, 지난 한달간 5% 이상 밀려났다.
정부의 기업 배당 유도 정책으로 주목받았던 배당주 역시 초반 상승세를 지키지 못하고 하락, 자본시장 활성화 기대감에 급등했던 증권주 역시 최근 한달간 5% 이상 떨어졌다.
지난 7월 최경환 경제팀이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며 경기 활성화 방안에 대한 그림을 내놓자 증시는 이에 화답하듯 연일 상승세를 이어갔다.
7월 30일에는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가 2082.61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 3년간의 박스권 돌파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듯 했다.
여기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에 나서며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에 공조하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간 지수 상승세를 이끌던 외국인이 9월 순매도로 전환, 대형주를 중심으로 거센 매도에 나섰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우려와 현대차의 한전부지 고가 인수 논란이 이들의 매도를 부추겼다.
여기에 유럽발 경기 우려까지 불거지며 지수가 1900선 아래로 밀려나자 초이노믹스 효과가 3개월만에 끝이 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황창중 우리투자증권 투자정보센터장은 "내수 경기 부양책은 대외 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일정 부분의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내놓는다"며 "지금은 유럽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대외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불안감을 막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생긴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영기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정부가 부양책을 썼지만, 실적 시즌인데다 유럽발 경기 문제가 불거지며 증시가 하락하는 구간에 온 것"이라며 "개별 종목의 경우에는 국정감사 기간에 일부 변동성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초이노믹스에 대한 영향력을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며 연말 쯤 다시 회복 분위기를 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센터장은 "대외여건이 안정이 되어야 정책 기대감도 효과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통계적으로 금리인하는 3~6개월 이후에 효과가 나타난다"며 "연말 전에 법안 처리 등이 이루어지면 연말이나 연초부터 다시 증시도 정책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도 "지금 당장 정부 정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정책에 대한) 분위기는 만들어놨기 때문에 연말이나 내년 초 쯤 경기 지표 등을 보고 효과를 확인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증시 활성화 대책이나 연말을 앞둔 연기금 매수세유입 가능성에도 주목하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가 연기금이 주주권 행사를 하는 것을 가로막는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밝힌 점도 투자 심리를 개선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최 부총리는‘연기금의 배당 관련 주주권 행사를 제약하는 관련 법령을 11월 중 개정하라’고 지시했다. 법령이 개정되면 연기금 수익률이 올라가 결국은 주식시장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에서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입법 예고 후 법제처 심사를 거쳐 국무회의에 올라간다면 실제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내년부터일 것"이라며 "그러나 시행령 개정이 확정되는 것만으로도 투자심리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