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중국의 지난달 수출관련 실적이 부풀려진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수출당국이 최근 발표한 9월 수출 실적이 왜곡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중국이 전통적인 무역 대상지인 홍콩만이 아닌 한국과의 교역에서도 마치 대량의 물품을 수출·수입한 것처럼 자료를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관련 당국의 면밀한 검토가 요망되고 있다.
지난 13일 중국 관세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9월 수출 실적은 2140억달러를 기록,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12.0%와 전월 증가율 9.4%를 크게 앞질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15.3% 증가한 것으로 최근 20개월내 가장 빠른 증가율로 기록됐다. 또 중국의 9월 수입은 7%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2% 감소 예상도 크게 따돌렸다.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특히 채권시장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투자판단 자료가 된다. 수출 실적회복은 전통적으로 중국 등 수출기반 경제 성장의 가장 큰 기여 요인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 같은 수출입 자료 왜곡 현상은 중국의 엄격한 자본 유출입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법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홍콩 수출과 홍콩으로부터의 중국 수입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물량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루이스 쿠지스 RBS 중국담당 이코노미스트는 "과도한 수출송장 문제가 재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수출실적 지표는 중국 수출의 실질적인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위안화는 무역결제 목적으로는 환전에 제한이 없지만 투자유입의 경우 엄중한 통제를 받고 있다.
따라서 중국 본토의 높은 금리와 위안화 강세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핫머니 자금들의 유입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줄리안 에반스-프리차드 캐피탈이코노믹스 연구원은 이처럼 자금 유입을 위해 9월 중국의 수입 실적이 크게 부풀려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기업체와 한국의 관계사 간에 이뤄진 교역을 예로 들며, 중국에서 한국에 수출하고 이를 다시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것으로 처리할 경우 실적이 부풀려졌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그간 문제가 많이 드러났던 중국-홍콩간 교역이 아닌 중국-한국 간 교역을 통해서도 자금 유입이 이뤄지는 등 수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왕타오 UBS 연구원은 중국의 9월 수출의 부풀려진 부분을 제외하면 3분기 중국 무역 성장은 13%가 아니라 실제로는 11% 성장에 그친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중국 경제의 수출과 내수소비 회복세가 투자 부문의 정체 상황을 완전히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