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홍승훈 기자] 5년여 진통 끝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의도 증권가는 기대감 속에 이번 FTA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0일 증시 전문가들은 한중FTA가 꽉 막혀 있던 국내 증시에 돌파구 역할을 해주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원산지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관세인하에 따른 자동차, IT, 화장품 등 수출확대 효과에다 향후 여타 국가들이 한국을 통해 중국 입성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만 과거 한미, 한EU FTA에서 경험했듯 한중FTA 자체가 증시 상승에 트리거 역할을 하거나 증시 호재로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실질적 타결'이란 단서에서 파악할 수 있듯 일단 좀 더 세부적인 협상결과와 분석 뒤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먼저 이번 FTA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들은 무엇보다 최근 증시상황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한국증시가 투자처로서 매력이 다소 떨어지는 시점에서 중장기 호재로 볼 수 있다는 것.
김형렬 교보증권 매크로팀장은 "FTA 타결에 따른 수출혜택보다는 최근 잃어가는 한국 증시에 대한 매력이 다시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 돌파구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팀장은 "중국 정부가 관료들의 부정부패에 철퇴를 내린 상황에서 중국 직접진출이 쉽지않은 글로벌기업들이 한국기업과의 전략적제휴 혹은 합자기업 설립 등의 방법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다만 수혜업종 등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꼽히는 수혜주(자동차 IT 등 제조업)가 있긴 하지만 구체적인 관세협상 결과 등을 파악한 뒤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이번 한중FTA를 과도하게 해석해선 안된다는 분석도 있다. WTO체제 출범이후 관세 자체가 무역의 방향을 바꾸는 결정적인 변수도 아니라는 얘기도 덧붙였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나쁜 뉴스는 분명 아니지만 과거 한EU, 한미 FTA처럼 증시에 드라마틱한 효과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 같다"며 "뉴스효과로 다소 오를순 있지만 단기재료로 해석하기엔 지나치다"고 신중론을 폈다. 약간의 호재일 순 있지만 '트리거'는 과장된 해석이란 얘기다.
증시 바이(BUY)쪽 분위기도 크게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자산운용사 한 CEO는 "아직 디테일한 내용이 나오지 않아 살펴봐야할 것"이라며 "증시 전반의 영향보다는 바텀업식으로 종목 업종에서부터 꼼꼼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오늘 삼성SDS 상장에 따른 지배구조 이슈 기대감으로 상승하는 삼성전자, 한중FTA 기대감으로 오르는 현대차 등을 참고할 때 오늘 FTA 뉴스가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중FTA 타결에 따라 한국 자동차 관세(현재 22.5% 수준)가 철폐될 경우 국산 자동차의 수출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전자 반도체 화학 화장품 등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