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투자은행 업계가 9조달러에 이르는 중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을 겨냥, 상장지수펀드(ETF)를 쏟아내고 있다.
특히 상하이와 홍콩 증시의 주식 교차 거래를 허용하는 이른바 후강퉁 시행에 따라 중국 증시의 주가 할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을 자극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블랙록부터 CSOP 애셋 매니지먼트까지 월가의 머니매니저들이 미국 감독 당국에 승인을 요청한 중국 관련 ETF가 40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출처:월스트리트저널] |
중국 감독 당국의 금융시장 개방과 해외 자본에 대한 규제 완화가 중국과 홍콩 증시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상당 부분 해소할 것이라는 데 투자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중국 증시의 폐쇄성으로 인해 홍콩을 포함한 해외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증시에서 상대적인 저평가를 받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는 17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후강퉁이 중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머니매니저들이 중국 증시와 연계된 ETF 출시에 잰걸음을 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패트리샤 오예 애널리스트는 “중국 증시는 투자자들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며 “수익 창출 기회가 상당히 크고, 이 때문에 펀드 회사들이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 감독자들이 금융시장 개방에 적극 나서고 있고, 문이 열리는 만큼 월가의 금융회사들은 발을 들여놓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머니매니저인 블랙록은 상하이와 선전의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ETF를 준비하고 있다. CSOP는 이미 60억달러 규모의 A주 관련 ETF를 운용하고 있고, 새로운 ETF를 내놓을 예정이다.
크레인 앤 E 펀드 매니지먼트는 이달 중으로 중국 관련 ETF를 출시, 해외 투자자들에게 단기물 채권 투자 기회를 열어줄 예정이다.
미국 투자자들이 중국 관련 ETF에 쏟아 부은 자금은 약 100억달러에 이른다. 상하이 종합지수가 연초 이후 17% 급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주요 종목의 상승률인 4.1%를 크게 앞질렀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의 유통 섹터가 유망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도드 키트슬리 ETF 헤드는 “중국의 GDP 성장에 커다란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내수 관련 업종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주장했다.
모간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GDP에서 가계 소비가 차지한 비중이 47%로 2008년 43%에서 상당폭 높아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