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주명호 기자]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중국 베이징 옌치후 국제회의센터(ICC)에서 APEC 정상회담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
오리엔트캐피탈리서치의 앤드류 콜리어 상무이사는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 지역 내 미치고 있는 무역 영향력을 대신하길 바라고 있다"며 "이번 한국과의 협정은 이를 위한 또 다른 일격"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이번 협상 타결으로 중국이 얻을 수혜는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리우 차오 베이징대학교 광화경영대학원 교수는 "중국은 아시아에 자신들의 우방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시작으로 아시아 내 다른 국가로 무역 상대국를 확장시키길 원한다"며 이번 협정이 좀 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한국이 미국과 경제적 군사적으로 밀접한 동맹 관계를 맺고 있지만, 중국이 미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에도 이번 협정 타결이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한국이 인구 고령화 및 미국 소비 수요 둔화로 경제성장률이 3% 수준으로 악화된 상태이며,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들이 이 같은 성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지에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국내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한 상태라는 점도 함께 주목했다.
이번 협상은 또한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경쟁에서 한국이 대만보다 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해 줄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실제로 줘스자오 대만 경제부 상무차장(차관급)은 이날 한중 FTA 타결로 대만 산업이 큰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