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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내년에도 13억 중국 시장이죠"

기사등록 : 2014-11-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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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약진은 오히려 기회..대기업 내년 계획 '중국 관리'

[뉴스핌=이강혁 기자] "내년에도 13억 중국 시장 아니겠습니까. 예전과 같이 좋은 시절은 아니지만 해외 주요 시장 중 아직까지는 성장성이 가장 큰 곳이 중국입니다. 선제대응이 중요한 시점이죠."

국내 굴지 대기업의 전략파트 임원인 A씨는 "중국 업체들의 성장으로 시장 공략이 만만치 않지만 그래도 내년 역시 기회에 대한 답은 중국 시장에 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대(對)중국 관리가 내년 사업계획에 상당한 비중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이 대기업은 올 한해 일본 업체의 부활과 중국 업체의 급성장으로 적잖이 고전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 현상이 글로벌 주요 시장 경쟁력에 큰 타격을 줬다. 그나마 하반기 들어 중국 전략을 재정비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수익 지표에 나름의 선방을 하고 있다.

또다른 대기업의 홍보담당 임원 B씨는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에 대해 '중국'을 꼽았다. 중국 때문에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그만큼 기회 역시 커졌다는 견해다. 중국발 위기를 잘 관리하면서 기회를 어떻게 찾아내고 만들어내느냐에 내년 사업 성패가 달렸다고 B씨는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이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막대한 매출처로 자리잡고 있다"며 "내년 계획도 대중국 사업 활성화에 무게가 실린다"고 말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LG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내년 경영계획에서 중국 시장 전략을 상당한 비중으로 반영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가 타결되면서 중국 내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특히 대기업의 경영전략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급성장이 위기가 아닌 기회라고 봐야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중국 사업의 그동안 양적인 성장이 이제는 질적인 성장으로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은 중국 업체들의 약진에 고전하고 있지만 중국의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기술력으로 무장한 우리 기업들의 품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높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각 대기업들은 이같은 인식에 따라 중국 사업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중국 내 반도체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중국 시안공장의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올해 중국의 신흥 스마트폰 업체인 샤오미의 약진에 눌려 고전했지만 최근들어 갤럭시 A시리즈 등 보급형 제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하고 프리미엄 제품 전략을 적절하게 섞어 반전을 모색 중이다. TV와 세탁기 등 생활가전도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무기로 중국 본토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도 중국 서부 충칭의 제4공장 건설을 연내에 확정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에 연산 105만대 생산규모를 갖추고 있지만 이미 최대 규모까지 생산량이 근접해 있다. 4공장을 조기에 착수하는 한편 동부 허베이성에 제5공장도 조속히 검토하겠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에 따라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 및 생산에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 역시 중국 매출 비중이 큰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LCD(액정표시장치) 공장을 서둘러 가동했고, LG화학도 남경 신강 경제개발구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밖에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유통업체들도 중국에 생산법인을 풀가동하거나 유통채널을 다양화하는 등 중국 사업 활성화를 내년 계획에 큰 비중으로 편성했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11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린 한중CEO포럼에서 "생산기지로만 여겼던 중국은 이제 소비시장으로 다시 봐야 한다"면서 내수소비시장을 노리고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실 주요 대기업들의 중국 공략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지 오래다. 삼성전자의 경우 총 매출에서 많게는 20%, 적게는 15% 가까운 매출이 중국 시장에서 발생되고 있다. 현대차 역시 중국의 3개 공장에서 생산·판매하고 있는 중국 내수차가 최대 생산규모인 105만대(1~3공장 합산) 수준에 근접해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하듯 국내 상위 200대 기업 중 해외 실적을 공시한 회사 38곳의 총 매출액 중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7.5%에 달한다고 한다(CEO스코어 발표 자료). 매출의 4분의 1 가량을 중국에서 얻고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체 매출의 17.6%에 해당하는 40조1510억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였다. 현대차는 중국 매출 비중이 18.2%, LG디스플레이 56.3%, LG화학 44%, 현대모비스 26.7%, 삼성디스플레이 29.2%, 포스코 10.5%, LG전자 6.8%, 삼성SDI 67%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중국 비중이 높아 위기감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기술과 품질, 브랜드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에게 기회"라며 "경쟁심화를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본다면 우리의 강점인 기술과 품질을 더욱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강혁 기자 (ik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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