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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복합할부 수수료율 1.5%로 타결…현대車 '절반 이상의 성공'(종합)

기사등록 : 2014-11-1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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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 파장 예의주시…금융당국 '논란불구 실리선택'

[뉴스핌=김연순 우수연 기자] 현대자동차와 KB국민카드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5% 수준에서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양측이 막판 진통 끝에 수수료율 조정에 전격 합의하면서, 소비자가 국민카드로 현대차를 구입하지 못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하게 됐다.

관련 업계에선 이번 합의로 현대차가 '절반 이상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연간 100억원 이상의 수수료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향후 수수료율 추가 인하 가능성도 열어놨기 때문이다.

반면 카드업계는 앞으로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 압박 가능성에 당혹해하고 있다. 양측 협상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온 금융당국은 소비자 불편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하고, 마지노선으로 줄곧 주장해온 수수료율 1.5%선을 지켜 실리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현대車 절반 이상의 성공…비용절감+추가인하 여지  

현대차와 KB국민카드는 가맹점 협상 마감 시한인 17일 실무 협상을 진행, "현대차 복합할부금융 매출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율을 기존 1.85%에서 1.50%로 조정하고, 오는 18일부터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양측이 합의한 수수료율은 현대차가 요구해온 1.0~1.1%보다는 높고, KB카드가 마지노선이라 밝혀온 1.75%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이번 수수료율 변동으로 연간 130억원 정도를 아낄 수 있게 됐다. 

양측은 별도 합의가 없는 한 이번 계약을 1년간 갱신하기로 했다. 또 복할할부금융이 아닌 일반 매출에 대해서는 기존 수수료율(신용카드 1.85%, 체크카드 1.50%)을 유지키로 했다.

이날 협상은 현대차가 국민카드에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을 체크카드 수수료율과 똑같이 적용해달라고 요구했지만 KB카드는 복합할부금융 상품은 별개 체계로 운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는 등 세부안에 대해 이견을 보이며 막판 진통을 겪었다. 하지만 최종 문구에는 현대차의 입장이 반영됐다.  

현대차는 "카드복합할부 수수료율에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적용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계약서 최종문구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되면서 수수료율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국회에서 1.5%인 체크카드 수수료율을 선진국 수준인 0.7~1.0%로 내리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가 현대차에 유리한 쪽으로 흘렀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합의가 당초 기대했던 카드복합할부 수수료율 조정폭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고객 불편 방지와 금융권이 그간 강조해 온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로 구성된 현 카드 수수료율 체계유지라는 입장을 반영해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각에선 수수료율이 1.5%선으로 내려오면서 복합할부금융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 카드사별 복합할부 가맹점수수료 1.85% 가운데 카드사는 캐피탈사에 1.37%의 재원을 지급하고, 0.2%는 고객에 대한 캐시백으로 사용돼 카드사에 남는 부분은 0.33% 수준이다. 캐피탈사 재원 1.37% 중 1.00%는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지급된다. 카드사가 수수료율 인하분 만큼 캐피탈사에 지급하는 수수료율을 줄일 경우, 캐피탈사는 복합할부금융을 위해 자동차 영업사원에게 지급할 재원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삼화모터스 지동현 사장은 "복합할부금융 폐지가 무산된 상황에서 현대차가 할 수 있는 건 가맹점수수료를 낮춰 실질적으로 복합할부금융이 유명무실화 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대차도 이 같은 점을 고려하고 협상에 임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 카드업계, 수수료율에 '당혹'…금융당국 '실리 챙겨'

카드사들은 "가맹점 계약은 각 사의 개별 협상 사안"이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현대차가 이번 협상을 선례로 향후에도 수수료 인하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당장 돌아오는 내년 2월과 3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현대차와 복합할부금융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다. 이번 결정된 수수료에 대해 카드업계는 예상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업계의 예상보다 협상 수수료가 낮게 책정된 것 같아 의외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아직도 (현대차와의) 많은 업체의 협상이 남아있는데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해결은 각사가 알아서 해야겠지만, 자칫하면 여신전문금융업법 체계가 무너지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에 대한 검찰 고발,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섰던 금융감독원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이하 여전법) 위반 마지노선인 1.5%선을 유지하면서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양측이 1.5%선에서 최종 합의하면서 여전법 위반 등에서 문제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5대 영세가맹점과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1.5%인데 1.5% 밑으로 내려오면 안되는 것이고, 그 위에 부분에 대해선 복합할부의 특수성을 감안해서 양측이 타결을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의 예외를 허용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여전법상 신용카드사가 가맹점 수수료율을 정할 때는 카드사별 원가에 해당하는 '적격 비용'을 반영하도록 돼 있다. '복합할부 적격 비용은 1.7% 안팎'이라는 게 국민카드의 입장이지만 금융당국은 복합할부가 '공적인 성격이 있는' 신용카드 가맹점이라는 점을 들어 예외를 허용했다. 금융당국이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 근간을 흔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적격비용을 산출하는 비용 대비 계약해지에 따른 사회적인 비용 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복합할부금융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수수료율 1.5% 정도 수준에서 합의하는 것이 금융당국, 현대차, 국민카드 모두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우수연 기자 (y2k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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