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일본의 경제 침체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엔화 강세가 나타나면서 외환 시장의 추세적 변화를 가져오는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성장률 부진 등 경제지표 악화가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는 데 반해 엔화는 이날 7년래 최고치에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고점을 찍은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각) 이날 일본 내각부는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0.5% 증가할 것을 예상했으나 기대를 크게 밑도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연율 기준 GDP도 전년 동기대비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전문가 예상치인 2.1% 증가에 못 미쳤다.
이같은 지표 부진에 따라 소비세 인상 연기 및 조기 총선 실시와 더불어 엔화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달러/엔 환율은 117.05엔까지 오르며 7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오전 중 다시 116.46달러대로 내렸다.
최근 1년간 달러/엔 환율 변동 추이. 출처=월스트리트저널(WSJ) |
뉴욕멜론은행의 사이먼 데릭 수석 외환 전략가는 이날 엔화 움직임은 일본 국채 금리 상승을 고려해야 한다며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내리지 않고 올랐다"고 설명했다.
소비세 인상 연기 및 취소 가능성은 투자자들을 채권이 아닌 현금을 확보하는 쪽으로 돌아서게 했다는 것이다.
소시에떼제너럴의 킷 저키스 외환 투자부문 헤드는 "엔화는 과매도된 상태"라며 "엔화 하락세가 주춤한 것은 조정일 뿐 하락세가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데릭 전략가 역시 엔화 강세의 지속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하며 일본은행(BOJ)이 국채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는 지난 2013년 초 이후 30% 이상 급락한 상태다.
그러나 소시에떼제너럴의 앨버트 에드워즈 전략가는 내년 3월 말까지 달러/엔 환율이 145엔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이같은 추세의 장기화를 예상하기도 했다.
BNP파리바 역시 엔화 약세 흐름의 지속을 예상하며 달러/엔이 강세를 보이는 경우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바클레이즈는 "엔화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달러/엔 차기 저항선은 117엔이며 그 다음은 117.95엔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