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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의 엔씨소프트, '모바일 체제' 늦춘 이유는 카카오톡?

기사등록 : 2014-11-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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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게임 소작농 시대"…과도한 플랫폼 수수료 비판

[뉴스핌=이수호 기자] "모바일 시대가 되면서 소작농의 시대로 돌입했다고 생각한다. 게임이 개발자 중심에서 유통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국내 최대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의 창업주인 김택진 대표가 모바일 시대를 맞은 게임업계의 유통 방식을 꼬집으며 모바일 체제를 타사보다 늦춘 이유에 대한 답을 내놨다. 모바일 체제로의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한 자신의 속내를 밝힌 것이다.  

18일 서울 청담CGV에서 개최된 엔씨소프트 지스타 프리미어에서 김 대표는 모바일 시대를 맞은 엔씨소프트의 비전을 공개하는 동시에, 현재 게임업계의 유통과정을 지적했다. 몇 단계에 걸친 플랫폼으로 인해 정작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수익을 얻기 어려운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김 대표는 "모바일로 오면서 소작농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이전에는 개발자가 나의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애플과 구글이 뛰어가고 국내에선 카카오톡까지 뛰어가고 있다"며 플랫폼을 쫒아가는 현재 게임업체의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던 시대에서 지금은 유통 시장 중심으로 바뀌고 있으며 100의 매출 중 구글과 애플에 얼마, 카카오톡에 얼마를 떼어주고 나면 개발자가 가져가는 부분은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개발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게임이 나오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국내 게임 업체들은 게임 흥행에도 불구하고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플랫폼 업체에 수수료를 떼어주고 국내에서 카카오톡을 통한 수수료를 추가적으로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결국 1~2종의 게임이 흥행하더라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배경 탓에 게임의 트렌드가 급격하게 모바일 바뀌고 있지만 플랫폼 업체들에게 끌려가지 않기 위해 독자 플랫폼을 구축하기전까지 모바일 전환을 서두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자체 플랫폼을 통해 국내 모바일 시장과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개발에 중점을 둔 엔씨소프트만의 방식으로 플랫폼과의 '갑을 관계'를 맺지 않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는 중국을 제외하면 엔씨클라우드를 통해 PC와 모바일이 연동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개발을 통해 성장해왔고 나 역시 대외활동 보다는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체 플랫폼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처럼 엔씨소프트는 앞으로 PC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을 동시에 선보이는 투트랙 전략을 구현하는 동시에 자체 플랫폼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도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대세로 떠오른 모바일게임을 따로 개발하지 않고 기존의 흥행작들을 모바일로 구현해 수익의 안정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 첫번째 전략으로 엔씨소프트 PC 온라인게임의 주축인 '리니지'와 '아이온', '블레이드 앤 소울' 등을 모바일로 구현해내 모바일 유저층을 새롭게 만들어내는 동시에 PC 유저들과도 함께 간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실제로 이날 김 대표는 직접 모바일을 통해 리니지를 조작하며 모바일 상에서도 유저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엔씨소프트는 갑을 관계에 놓여있는 다른 게임 업체들과 달리 소작농과 관련된 발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황"이라며 카카오톡을 비롯한 플랫폼 업체들에게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이날 김 대표는 넥슨의 지분 매입에 따른 적대적 M&A 논란에 대해서도 피해가지 않았다.

김 대표는 "넥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면서 단순 투자라고 밝혔고, 양 회사가 지금도 특별한 오해를 살 만한 일이 없다"며 항간의 떠도는 M&A 소문을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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