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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의 도전] 호반그룹, 금호산업 지분인수 실탄 얼마있나

기사등록 : 2014-11-2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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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금성자산 3293억원 포함, 그룹사 4500억원 실탄 보유

[뉴스핌=고종민 기자] 호반그룹이 호반건설에서 주도하고 있는 금호산업 지분 인수전에 얼마나 실탄을 보유하고 있는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분매입이 '단순 투자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지분율 증가 속도로 볼 때 인수 의지도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지분 추가 매수 전망이 제기돼 주가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과열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호반그룹이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 호반그룹, 6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 4504억원

21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 상반기 말 기준 3293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호반그룹 계열사 현금성 자산 합계가 4504억원이며, 호반건설이 지난 7월부터 이달 13일까지 금호건설의 지분을 252억7879만원 어치(204만8000주, 6.16%)를 사들인 만큼 산술적으로4250억원 가량의 실탄이 남아 있는 셈이다.

더구나 호반그룹이 3분기와 4분기 중 추가 이익을 통해 여유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금호산업 지분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은 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룹 차권에서 이 같은 내부 여유자금을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호반그룹의 지배·사업 구조 때문이다. 

호반그룹은 건설업·주택개발사업·골프장사업 등을 영위하는 20개의 계열사(2013년말 기준)로 구성됐으며 시공, 시행, 자금대여, 차입 등 계열사간 거래비중이 높다. 특히 호반건설은 계열사를 통해 많은 매출을 일으키고 있으며, 지급보증·대여금 등 계열사와 영업 및 재무 위험을 공유하고 있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 관계사와 시행사를 위해 3860억원의 PF지급 보증을 하고 있으며, 1283억원의 장단기대여금을 제공하고 있다. 또 계열사의 차입금에 대해 약 2590원의 보증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분양률(2014년 8월말 기준)이 95.7%에 달해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주목해야할 리스크는 2013년 11월 계열 차원(시행사)에서 약 1조6200억원의 토지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현재 용지 중도금 및 잔금 잔액이 올해 8월 기준 약 1조4016억원이다. 계열사 보증이나 대여금 등의 지원 부담이 남아 있는 것.

권기혁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용지대금 지금 조건이 3년~5년 분할 납부로 지급시기가 분산돼, 급격하게 PF 보증 규모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신규사업의 분양실적에 따라서는 PF 우발채무 부담 증가와 현금흐름 저하가 동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금호산업 인수 자금 여력은 유동적이라고 볼 수 있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왼쪽),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오른쪽)
◆ 호반그룹 추가 매수 가능성과 박삼구 회장

호반건설의 금호산업 주식 장내 매수는 당장 주가상승 효과를 가져왔다. 호반건설은 5% 주요주주 공시를 해야하는 시점인 이달 초에 지분 확대에 나섰으며, 금호산업 주식은 5일부터 급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 12일 호반건설이 5% 주요주주 공시를 하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13일 금호산업 주가는 3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나아가 경영권 분쟁이 주가에 호재로 인식되는 만큼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17일 주가는 2만2900만원까지 치솟았다.

18일과 19일 이틀간 각각 4.80%, 9.63% 조정을 받으면서 주가는 하락했으나 현재 금호산업의 시총은 6500억원 가량된다.

채권단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경영권 매각 의사를 타진하고 내년초 매각 공고를 내기로 했다. 주가 상승으로 채권단 지분가치가 상승하면서 금호산업 지분 매각 목소리가 힘을 받은 것.

앞으로 매각 대상의 열쇠는 금호산업의 주가와 채권단의 경영권 프리미엄 요구 수준에 달려있다.

일단 박삼구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어 유리한 고지에 있다. 보유지분을 감안하면 박 회장은 경영권을 획득하기 위해 최소 30%에서 40% 정도만 매입하면 된다.

문제는 채권단에서 보유지분 분할 매각을 용인할지 여부다. 분할 매각할 경우, 경영권이 없는 지분은 프리미엄을 받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호반건설도 경영권 인수까지 나아가기 만만치 않다. 경영권 분쟁 이슈가 지속적으로 주가상승을 부추기면, 57.6%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는 탓이다.

이에 일각에선 금호산업 지분 인수가 단순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호반건설이 단기 주가급등을 틈타 차익실현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재 호반건설의 보유 주식 204만8000주의 주당 매입 단가는 1만2343원이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약 59.60% 가량의 잠정 수익률을 추정할 수 있다.

한편  한국거래소 공시 13일 기준 채권단의 금호산업 보유 지분율은 57.6%(약 1900만주)이며 박삼구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10.7%(352만 8864주)를 보유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고종민 기자 (kj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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