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이번 한화와의 빅딜로 본격화됐다는 평가다.
석유화학과 방산 등 비주력 분야를 과감하게 정리하는 한편 전자를 필두로 금융과 건설 부문에서 경쟁력을 끌어 올려 외형 대신 성장 모멘텀 강화에 치중한다는 전략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삼성은 제일모직 패션부문을 당시 삼성에버랜드에 1조원에 매각하면서 대형 사업구조 재편의 신호탄을 날렸다.
같은 달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합병했고 11월에는 에스원이 삼성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을 인수했다. 이와 함께 삼성에버랜드는 급식 및 식자재 사업을 분리해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하기도 했다.
올 1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 751만주(2조203억원 규모)를 미국 코닝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번에 한화에 매각되는 삼성종합화학은 지난 4월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했고 삼성전기는 삼성정밀화학으로부터 MLCC 원재료 설비를 양수했다. 삼성종합화학은 삼성석유화학과 합병하고 삼성SDI는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인수 합병키로 했다.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이달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예정돼 있었다. 또한 이달 상장한 삼성SDS에 이어 다음 달에는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꿔 상장을 준비 중이다.
삼성의 이같은 행보를 관통하는 원칙은 크게 두 가지로 평가받고 있다. 첫째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체제 공고화고 둘째는 비주력 사업 정리와 핵심사업의 경쟁력 확보다.
지난해 삼성SDS가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며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율이 8.81%에서 11.26%로 증가한 반면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의 지분율은 4.18%에서 3.9%로 줄었다.
금융에서는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지분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을 삼성생명이 인수했고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보유하던 삼성카드 지분도 삼성생명으로 넘어갔다.
성사가 되진 않았으나 해양플랜트(삼성중공업)와 육상플랜트(삼성엔지니어링)를 하나로 합치면서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도모함과 동시에 건설 부문을 삼성전자 아래로 둔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딜은 양사가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성사시켰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구도와 관련해 이번 딜을 바라보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