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종빈 기자] 미국 국채에 대한 전문가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어 주목된다.
투자은행 JP모건의 전문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채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이 지난 4월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낙관적인 방향으로 기울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중 22%는 향후 국채 가격 상승을 예측, 하락을 예측한 20%보다 많았다. 나머지 58%의 전문가들은 중립 의견을 냈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신화/뉴시스] |
미국 국채는 가장 주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의 강세 의미는 결국 글로벌 성장 부진 또는 시장 혼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최근에는 달러 강세에 이어 국제 유가가 크게 급락하면서 미국 국채는 더욱 강력한 랠리를 보였다. 지난 1일(현지시각)까지 미국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2.15%를 기록, 5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주 주간기준으로는 0.15%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이 같은 낙폭은 지난해 9월 이후 주간기준 가장 큰 폭이다.
미국 국채 강세 전망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빠른 경기 회복세와 연방준비제도의 채권매입 프로그램 종료 등으로 인한 글로벌 시장 침체 가능성이 꼽히고 있다.
지난 4월 조사 당시 강세 전망 배경에는 유럽과 중국, 일본의 성장 둔화 우려와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 등이 꼽혔었다.
◆ 글로벌 양적완화에 달러화 강세
최근 국채 강세의 직접적 요인은 미국의 경제 성장 및 경기 회복 전망에 따른 달러화 강세 움직임이다. 최근 유럽과 일본의 디플레이션 타개를 위한 양적완화 정책도 미국 국채 가격과 달러화 강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경기부양책 실시를 통한 채권매입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데다 일본은행(BOJ)도 지난 10월 양적완화 자산매입 확대를 진행하면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로 자금 수요가 몰리고 있다.
테드 에이크 윌링턴자산관리 채권담당 매니저는 "글로벌 경제의 취약성과 저금리 기조 등으로 달러와 국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10년 독일 국채 수익률은 0.74%, 10년 일본국채수익률은 0.42%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및 독일 국채 10년물간 수익률 격차인 스프레드는 1.545%포인트로 지난 9월 1.62%포인트에서 격차를 축소하고 있다.
존 캐너번 스톤앤매커시 시장분석가는 "현재 국채수익률이 상승하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지 않은 데다 해외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25%~2.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 유가 급락…글로벌 자산시장 불안정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최근 유가 급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자원국 통화가치의 급락과 재정 악화가 가파르게 진행될 수 있다. 서방 경제제재를 당한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회사채 가운데서도 에너지 업종 관련 정크본드(투기등급채권) 역시 회사채 금리 폭등으로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올해 전체 정크본드 시장에서 석유 가스 등 에너지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5.4%로 최근 10년동안 4배 가량 늘었다.
하지만 유가 급락으로 최근 에너지업종의 정크본드 평균수익률은 올초 5.6%에서 지난달 7.3%까지 올랐다.
브라이언 에드먼즈 캔터피츠제랄드 채권부문 대표는 "대부분의 채권투자자들이 숏베팅을 꺼리는 모습"이라며 "시장 흐름과 굳이 맞서려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키블 크레디아그리콜 채권투자전략가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전되면서 국채가격 상승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