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미국 금리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본유출에 우리나라 외화유동성 대응 여력이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 박해식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유출 규모 추계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박 연구위원에 따르면, 과거의 경험적인 근거에 따라 자본유출 대응을 위해 외국인 주식자금의 30% 정도를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약 1250억달러의 외화유동성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외화유동성은 4500억달러 이상을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약 36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 약 384억달러의 다자간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 자금, 약 580억달러의 한·중 통화스왑 자금을 포함한 규모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본유출을 감내하고도 남을만큼 충분한 외화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와 공격적으로 진행될 경우를 가정하고 우리나라 증권자금의 순유출 규모를 연도별로 추정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이 1년간 50~100bp(0.5~1.0%p)로 완만하게 진행될 경우 우리나라 증권자금의 순유출 규모(누적기준)는 금리 인상이 시작된 시점부터 1년 후 52억~102억달러, 2년 후 144억~287억달러, 3년 후 221억~44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미국이 1년간 200bp(2.0%p) 이상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1년 후 약 94억~200억달러, 2년 후 525억~568억달러, 3년 후 851억~873억달러가 빠져나갈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자본 유출에 대응할 외화유동성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박 연구위원은 몇 가지 이유로 미국 금리 인상 영향을 우려감을 나타냈다.
외국인 국내투자 잔액(좌) 글로벌 금융위기 전후 자본유출입 변동성(우) <자료=금융연구원> |
우리나라의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선진국 뿐만 아니라 여타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우려할 만한 부분이다.
박 연구위원은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소폭으로 이뤄진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유출 규모가 앞서 추정한 수준보다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