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성수 기자] 서구의 경제제재 여파로 경기침체 위기에 놓인 러시아가 인도에 우호적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각) 나덴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군사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출처: 브루킹스 연구소] |
마단 박사가 제시한 근거는 ▲러시아는 인도의 핵심 국방 파트너 ▲인도는 세계 4위의 에너지 수입국이기 때문에 러시아와의 협력이 필요 ▲러시아는 국제연합(UN)에서 인도에 우호적 입장 ▲인도의 중국 견제 ▲인도의 우방국 다각화 5가지다.
◆ "러시아는 인도의 핵심 국방 파트너"
우선 러시아는 인도의 최대 군수품 공급 국가다. 지난해 인도의 군수품 지출에서는 러시아산 수입품의 비중이 68%를 차지했다. 미국의 비중은 18%에 그친다.
인도는 러시아와 공동으로 진행 중인 다양한 프로젝트도 갖고 있다. 이미 제5세대 전투기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고성능 헬리콥터 공동 개발에도 합의했다.
모디 총리는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국방 부문에서 인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마단 박사는 "러시아는 지난 몇 년에 걸쳐 인도와 공동 네트워크를 개발했다"며 "이 때문에 러시아 기업과 관료들은 인도 국방획득 시스템을 익숙하게 여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내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국방 의존도를 줄이자는 의견도 일부 있으나, 대다수 관료와 전문가들은 우주 개발 등 양국이 협력할 분야가 많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 인도,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늘릴 수도
인도가 세계 4위의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점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이유다. 인도는 원유 소비의 약 7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비율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며 수입원유 중 중동산이 62%를 차지할 정도로 중동 의존도가 높다. 그래서 인도 정부는 점차 중동 외 지역으로의 수입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 경우 상대적으로 비중이 미미했던 러시아산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현재 인도는 석유 수입량에서 러시아산은 0.5% 미만이고 천연가스는 아예 수입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는 점차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러시아는 인도의 민간 원자력 에너지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로사톰은 이번 정상회담 합의여부에 따라 인도에 최소 10개의 원자력 발전소를 세울 계획이다.
◆ 러시아, 국제 사회에서도 중요 우방국
러시아는 인도에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우방국이다. 러시아는 인도와 BRIC(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4개 신흥경제국 지위를 공유한 데다,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 이사국으로서 막강한 발언권을 갖고 있다.
마단 박사는 "러시아는 과거 안보리에서 인도에 유리한 쪽으로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며 "러시아는 인도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되도록 도왔고,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정회원 지위를 얻도록 지원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는 G2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할 목적에서도 러시아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 5월 중국과 대규모 가스 공급계약을 맺은 것은 그런 점에서 인도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마단 박사는 "인도는 서구 경제제재를 계기로 러시아와 중국이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며 "중국도 러시아를 중요 파트너로 볼 것이기에 인도 입장에서 우려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1927년 미국의 기업가인 로버트 브루킹스가 설립한 연구소이다. 이 연구소는 민주당계 인사들이 주로 참여해 진보적 정책을 연구, 발표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