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전선형 기자] KT가 다우기술과 키움증권에게 BC카드 매각을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KT가 BC카드 매각설에 대해 적극 부정해 왔으나 사실상 물밑 작업을 해 온 셈이다.
BC카드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23일 “KT가 이석채 전 회장 시절 과도한 IT투자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를 개선하기 위해 BC카드 매각을 추진했다"며 "실제로 키움증권과 모기업인 다우기술에 매각을 타진했었다"고 말했다. 다우기술은 IT서비스 전문 업체로, 키움증권 최대주주다.
이 전 회장은 비통신 영역을 강화한다며 사업성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은 벤처기업 영업, 신규 사업을 잇따라 추진했다. 또 2011년 2월 우리은행이 보유한 BC카드 지분 20%와 신한카드가 보유한 BC카드 지분 13.8%를 각각 인수했다.
KT는 BC카드 매각추진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KT가 BC카드를 매각하려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면서도 “다만 카드사들이 BC카드 매수 검토를 자체적으로 할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및 카드업계에서는 KT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BC카드 매각추진 움직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1월 황창규 회장 취임 후 대규모 명예퇴직과 실적 부진 등으로 재무구조 개선 압박에 직면하고 있어서다. KT렌탈과 KT캐피탈 등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은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지난 3월 BC카드 사장에 삼성 출신의 서준희 사장이 취임한 것도 BC카드 매각을 염두에 둔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대형카드사 한 경영진은 “이석채 전회장때는 물론 황창규 회장 취임후에도 BC카드 매각설은 꾸준히 시장에서 회자됐다"며 "KT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매각에 나서고 있어 BC카드도 언제든지 매물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다만 BC카드 자체의 사업성이 이전보다 못해 인수 매력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BC카드 관계자는 “BC카드를 사고 싶어하는 외국계 회사들이 몇 있다고는 들었다”면서 “최근 결제사업에서 신규회원사를 유치하면서 실적이 늘고, 해외사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BC카드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58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8.9% 감소한 799억원에 그쳤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