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정부가 연기금의 주주권 강화 등을 통한 배당 증대 정책을 강조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올해 배당 규모를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배당주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발표한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를 본격화하고 배당주 투자비중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 개정된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라 연기금이 배당과 관련해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가능해지면서 국민연금의 배당 요구 강화 움직임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특별배당금 성격으로 지난해 대비 30∼50% 배당 증대를 적극적으로 검토중이라고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뿐만 아니라 주주 친화정책 일환으로 2조19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현대자동차도 주주들에게 논란의 대상이 됐던 한국전력 부지 고가 매입이후 자사주 4500억원 규모를 취득하기로 지난 11월 결정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기아차도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배당을 확대할 것이라며, 이에 배당주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중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는 지난 9월 한전부지 매입을 결정한 뒤 주가가 급락하자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내놨다"며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05년 이후 9년 만의 일"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배당을 기존대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연말 배당기일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에서 배당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아람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정부와 연기금의 배당 확대 요구에 따라 올해 주당 배당 규모를 확대하기로 발표했는데 다른 기업들의 행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을 강화해 증시 밸류에이션을 높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오는 26일이 주주명부 폐쇄일이기 때문에 올해 마지막 배당을 받으려는 수요가 많아질 가능성도 높다. 통상 배당락을 앞두고서는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증권가 컨센서스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절대 배당 수익은 물론, 밸류에이션 상승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외국인은 2조8000억원을 순매도했다"며 "26일이 주주명부 폐쇄일을 감안하면 배당 관련 자금이 유입돼 외국인 순매도가 잦아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세제개편안(국민소득증대 3대 패키지)의 국회 통과 이후 배당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가운데 과소배당 판단기
준 마련,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강화 및 배당주 투자비중 확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하였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들의 자율적 배당 확대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외국인 지분율이 높고 안정적 수익을 내는 종목에 관심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노아람 연구원은 "시가 총액 5000억원 이상 종목 중 국민연금 지분율 5% 이상, 배당성향이 낮아져있는 가운데 안정적 순이익을 내는 종목에 우선적 관심이 필요하다"며 "해당 종목은 신한지주, 삼성화재 등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금융주들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장희종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 안정적인 배당주에 대한 관심은 유효해 보인다"며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도 배당주에 유리한 환경이다. 시장금리 하락은 양호한 배당수익률 보유 종목들의 매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김재은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기업 배당 확대 장려에 주목하라는 조언을 내놓았다. 김 연구원은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속하는 상장 공기업은 한국가스공사, 한국전력, 지역난방공사, 기업은행 등 4개 기업이며, 추가로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까지 관심의 범위를 넓힌다면 한전KPS, 한전기술, 한전산업, 강원랜드, GKL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특히 "2013년 확정 또는 2014년 예상 배당성향이 정부의 최종 목표치인 40%에 미달하고 올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이 전년대비 증가했으며, 2014년 주당배당금(DPS)의 당사 및 컨센서스 전망치가 2013년에 비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은 한국전력과 기업은행"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배당성향은 17.9%로 전세계 평균 배당성향 40.2%의 절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지난해 국가별 배당성향은 호주 72.7%, 이탈리아 67.5%, 유로존 55.9%, 대만 51.3% 등이었다. 중국과 일본이 평균보다 낮지만 각각 31.5%, 30.1%에 달했다.
(자료: Factset, KDB대우증권) |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