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검찰이 26일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의혹과 관련해 LG전자 본사와 창원공장에 대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LG전자는 당혹감 속에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이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조성진 사장과 관련 임직원의 사법처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세계 가전전시회(CES) 등 일련의 마케팅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까 노심초사 하고 있다.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논란'을 수사 중인 검찰이 LG전자 본사와 창원 LG전자 공장에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전자 본사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압수수색 대상에는 조 사장 집무실을 비롯해 가전전시회 행사 관련 실무진 사무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현재 담당자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하고, 관련 자료 및 컴퓨터 하드디스크 내용 등을 확보 중이다.

이번 조사는 삼성전자가 자사 세탁기를 LG전자 임원이 훼손시켰다며 수사를 의뢰한데 이어 LG전자 조 사장이 검찰 조사에 불응함에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시내 ‘자툰 슈티글리츠’와 ‘자툰 유로파센터’ 두 곳의 매장에 진열되었던 특정 세탁기를 LG전자 임직원이 파손했다며 조 사장과 LG전자 세탁기 담당 임원 등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후 검찰이 조 사장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LG전자 측은 임원 4명만 조사만 응하고 조 사장은 검찰 출두를 미뤄왔다.

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한 뒤 조사를 받겠다며 조 사장에 대한 출국금지 해제를 우회적으로 요구해 왔다.

또 지난 주말에는 증거위조 및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삼성전자 임직원들을 맞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검찰이 이날 LG전자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에 나섬에 따라 회사측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라이벌관계인 삼성전자와의 맞고소 전에서 한 발 밀린 모습인데다가 조 사장이 당장 다음 달 열리는 CES 참석이 어려워짐에 따라 내년도 세계 가전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마케팅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서다.

또한 검찰 조사가 LG전자 측에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임직원의 사법 처리 가능성이 불거질 경우 회사 전체의 분위기가 위축될 우려도 제기된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