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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장악한 '알리페이'..삼성은 금산분리에 신청도 못해

기사등록 : 2015-01-0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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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금융사업자법, 금산분리 규제 막혀 해외업체에 국내 시장 내줘

[뉴스핌=한기진 기자] ‘Alipay! 退税就用支付宝(투이쑤이 찌우 용 즐 푸 바오 :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바로 세금 환급됩니다)

2일 서울의 쇼핑 1번지 명동 한복판. 세계적인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대행업체(PG) ‘알리페이(Alipay)'의 광고가 도처에 널려있다. 을지로 사거리에 위치한 롯데백화점에서 명동입구로 가는 명동지하상가 벽면은 알리페이 광고로 도배된지 오래다. 알리페이의 명동 지하상가 벽면 광고에는 한글로 “여러분 이제부터 택스 리펀드(tax refund)는 알리페이!”라고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명동 상가들도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중국관광객들에게 적극 알리고 있다. 

서울 명동한복판에서 진행되는 알리페이의 공격적인 마케팅은 한국 금융의 후진성을 상징하고 있다.우리나라가 금융산업의 질적인 면에서 앞서있다고 하지만 스마트폰 결제는 중국에 한창 뒤처져 있다. 중국관광객들은 명동 일대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에서 상품을 구매한후 스마트폰에 내장된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중국의 온라인결제업체 알리페이가 서울 명동지하상가를 광고로 도배했다.

◆ 삼성전자, 국내에서는 핀테크 전면에 나서지 않아

알리페이와 같은 해외 핀테크업체가 우리나라 안방을 공략하고 있는 사이, 국내 업체는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보고만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페이를 지켜만 보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금융감독원 IT감독실 보안성 심사 담당자는 “삼성은 전자금융사업자가 아니기 때문에 (핀테크를 위한) 보안성 심사 자격이 없다”면서 “제휴업체인 옐로페이를 통해 사업에 진출해야 하는데, 옐로페이가 추가로 보안성 심사 신청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출시한 다음카카오의 뱅크월렛카카오도 실상은 다음카카오 측이 전자금융사업자 자격을 얻은 게 아니다. 우리, KB국민, 신한, 하나, NH농협은행 등 16개 은행이 핀테크 관련 보안성 심사를 받았고 다음카카오 측은 카카오톡의 고객기반만 빌려줬다.

◆ 금융당국, 핀테크 원년 선포… 은행권 본격화

금융당국과 금융권은 올해를 ‘핀테크’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금융산업 동력으로 육성키로 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정책 과제로 핀테크를 선정했다. “(핀테크 사업자격인) 보안성 심사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본금 규제 등으로 현재 LG유플러스, KG이니시스 등 PG 3사만 신청자격이 있다는 문제점을 고려해, 신생기업들의 진입장벽을 낮춰주려는 의도다.

그러나 보안성 심사 폐지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럽다. 금감원의 보안성 심사 기능을 제거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융보안원의 역할과 민간이 심사할 때 나타날 금융사고 등이 우려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 핀테크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보호가 필요하기 때문에 규제완화 수준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핀테크 산업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은행업을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실명제법과 금산분리법 같은 규제 손질이 전제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자본금 규모부터 삼성, 현대 등 비금융회사의 참여지분 한도까지 만만치 않은 과제다. 현재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의 4%만 소유할 수 있다.

핀테크 산업의 키를 쥐고 있는 은행들은 올해부터 진출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은 각종 규제말고도 NFC결제단말기 보급 등 비용은 전적으로 핀테크업체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태도로, 수동적인 자세였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등 주요 행장들은 올해 목표로 핀테크 시장 선점을 제시했다. 우리은행은 우리금융경영연구소와 IT자회사인 우리피스로 구성된 특별팀(TF)을 만들기로 했다.

당국은 1월에 핀테크 지원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 핀테크업체들, 손쉬운 결제방식으로 승부

은행권의 움직임보다 핀테크 업체들은 빨리 움직이고 있다.

BC카드는 ‘ZEP(Zero Effect Payment)'라는 결제서비스를 시험가동 중이다. 휴대폰을 꺼낼 필요 없이 블루투스의 비아콘(Beacon) 신호를 자동을 감지하는 방식이다. 가령 휴대폰만 갖고 신호인식장치가 설치된 문만 통과하면 자동으로 고객과 신용카드정보를 확인한다. 소비자는 결제단말기에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된다.

애플페이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리더기 접촉 -> 지문인증의 단계를 거치는 것보다 간결하다는 게 BC카드 측 설명이다. BC카드연구소 관계자는 “백화점,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업종에 적합하고 올해부터 상용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페이나우(Paynow)'라는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우선 이 앱에 결제수단을 신용카드, 은행계좌이체, 휴대폰결제 등에서 원하는 것을 등록해야 한다. 모바일 쇼핑 등 결제가 필요할 때 수단으로 페이나우를 선택하면 결제가 손쉽게 이뤄진다. 가장 큰 특징은 보안성으로 인증방법이 비밀번호 말고도 휴대폰 패턴인증, 그래픽인증 등이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그래픽을 이용한 인증은 세계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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