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증권사들이 베트남에 진출할 때 최우선으로 염두해야 할 점은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면 경쟁력 있는 전략과 노하우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경희(사진) KIS베트남 법인장은 6일 베트남 진출을 고민하는 국내 증권사들이 가장 주목해야 할 포인트로 경영권을 꼽았다.
오 법인장은 "베트남에 합작해 진출한 한국계 회사들이 경영권 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종종 본다"며 "인수 대상이 될 현지 증권사를 충분히 스터디해 경영권 확보와 한국의 선진 노하우를 받아들일 수 있는 회사인지에 대한 평가를 제일 중요한 핵심요소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이 2010년 12월 설립한 KIS베트남은 올해 설립 5년째가 된다. 현지 증권사인 EPS 지분을 인수해 설립한 이 회사는 인수 당시 지분율 48.8%에서 지난해 베트남 정부의 허가와 함께 92.3%까지 확대했다. 베트남 법률에 따르면 증권 등 금융부문은 외국인 투자자의 지분율이 49% 이하로 제한됐는데, 2013년에 지분 100%를 보유할 수 있는 조항이 추가됐다. 즉 49% 이하가 아니면 아예 100%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오 법인장은 "현실적으로 100% 지분을 보유하는 것은 힘들고 49% 이하의 지분을 인수할 수 밖에 없는데, 이 정도로는 경영권을 잡을 수 없다"며 "경영권을 못 잡으면 베트남 경영진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나아가야 하고, 이렇게 되면 현지에 진출한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인수 당시 베트남 증권사에 대한 외국인 지분 상한선인 49%를 인수하면서도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결과 경영권을 가질 수 있었다"며 "이후 추가로 지분을 92.3%까지 확대해 완전히 경영권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KIS베트남은 인수 2년만인 2012년 흑자 전환에 성공, 인수 당시 60위권에서 머물렀던 시장 점유율은 현재 20위권 안까지 진입했다.
오 법인장은 베트남 시장의 강점에 대해 젊은 인구, 천연자원 등을 꼽았다.
그는 "젊은 경제 활동 인구, 풍부한 천연자원, 교육열 등이 베트남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부문"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에 베트남은 금융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 투자자들이 금융기관보다 금, 외환 등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점진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향후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여력이 많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국과의 FTA(자유무역협정),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참여도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TPP 를 통해 베트남의 전통적인 수출품목인 섬유, 신발, 의류 등의 수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눈여겨볼 만 하다고 오 법인장은 덧붙였다.
올해로 설립 5년째를 맞는 KIS베트남은 향후 3년내 업계 5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한 주식 중개부문에 집중된 사업을 점차 IB(투자은행) 분야로 확대, 성장하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오 법인장은 "향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펀드시장, 선물, 파생상품 시장 등 신상품 분야와 채권 매매, 외국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M&A(인수합병), 주식시장 강세에 따른 IPO(기업공개) 분야, 금융권 부실채권 분야 등 IB(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향후 베트남 제1의 증권사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한국의 1등 증권사가 베트남 1등 증권사가 되어 베트남 증권시장의 선진화를 이루어 나가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느끼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