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로존이 연초부터 파열음을 내고 있다.
12월 독일 인플레이션이 5년래 최저치로 하락,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한층 고조됐고 이른바 ‘그렉시트’ 문제가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라 유로화가 9년래 최저치로 추락한 한편 금값은 상승 탄력을 받았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국제 유가 급락이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높일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셈이다.
노데아 은행의 홀저 상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조만간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이에 따라 ECB가 이달 22일 회의에서 QE를 단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맥퀀 이코노미스트 역시 “12월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경우 ECB가 QE를 단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연말 촉발된 그리스의 정치권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조기 대선 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에 대한 논쟁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 2012년 7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유로존의 붕괴를 막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장담한 뒤 2년6개월만에 원점으로 돌아간 셈이다.
씨티그룹의 에브라임 라바리 이코노미스트는 “그렉시트 문제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등장했다”며 “이코노미스트이 제시한 최악의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렌버그 은행의 홀저 슈미딩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탈퇴는 유로존을 원유 없는 베네수엘라와 같은 상황으로 몰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ING의 카스텐 브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다른 회원국의 탈퇴를 부추길 수 있다”며 “이른바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로존 해체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플레이션 리스크에 유로존 결속이 흔들리는 움직임이 포착된 데 따라 투자자들은 ECB의 QE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자크 케일로스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하강 리스크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올해 유로존 경제의 가장 중차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QE에 대한 기대가 크게 상승한 데 따라 유로화는 강한 하락 압박을 받았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는 1.18달러까지 하락, 2006년 3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움직임에 다른 달러화 강세 흐름이 유로화 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금값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날 장중 금 선물 2월 인도분은 1% 가량 오른 온스당 1197.30달러를 기록, 1200달러 회복을 저울질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