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시행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논란과 별도로 금융시장 향방을 겨냥한 포지션 구축에 잰걸음을 하고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유로/달러 환율의 패러티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는 상황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점쳐지지만 ECB의 QE로 인해 미국 국채 수익률 역시 추세적인 상승에 앞서 하락 압박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산탄데르 란타 피자 펀드를 운용하는 프란시스코 사이먼 머니매니저는 “스페인 7년물과 10년물이 ECB의 QE로부터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포르투갈 국채 역시 강한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지난해 스페인 10년물 이상 장기 국채가 35%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독일 대비 스페인 국채 수익률 스프레드는 최근 97bp까지 하락, 201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밀린 상태다.
일부 투자가들은 1.5%와 1.6% 선에서 움직이는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ECB의 부양책으로 인해 1%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라보뱅크의 필립 마리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상반기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7%까지 떨어질 것”이라며 “다만,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연말에는 2.3%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ECB가 국채를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면 유로화가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투자가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유로/달러 환율의 패러티에 적극 베팅하고 있다.
현재 1.15달러 선에서 움직이는 유로/달러가 1.00달러까지 하락, 유로화와 달러화 가치가 등가를 이룰 것이라는 얘기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닐 멜러 외환 전략가는 “상당수의 투자은행들이 유로/달러의 패러티 가능성을 겨냥해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다”며 “ECB의 QE 규모가 시장의 예상보다 클 경우 환율이 1달러까지 밀릴 여지가 높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QE 규모와 관련, 투자가들이 5000억~6000억유로로 예상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이미 현실화되기 시작한 만큼 국채 매입을 1조유로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밖에 주식과 부동산이 ECB의 유동성 공급에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일본의 자산 매입이 주가를 대폭 띄운 것과 흡사한 효과가 ECB의 QE에서도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다.
부동산의 경우 리스크 선호도가 높은 투자자와 낮은 투자자가 모두 몰려들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모기지 금리 하락에 따른 유로존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입 역시 활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