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보람 기자] 올해에만 17조가 넘는 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려들었다.
MMF는 자산운용사가 고객들의 자금을 모아 펀드를 구성한 다음 기업어음(CP)나 양도성 예금증서(CD)와 같이 금리가 높은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에 집중투자해 얻은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대표적 초단기 금융상품 중 하나다.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1일까지 MMF 계좌에 설정된 금액은 17조1256억원을 넘엇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MMF 설정액은 95조4345억원으로 전날인 20일 99조원대까지 설정액이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100조원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픽=송유미 그래픽기자> |
MMF뿐 아니라 또다른 대표적 단기 투차처로 꼽히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CMA 잔고는 지난 14일 최초로 47조원을 넘어섰으며 20일에는 지난해 말 대비 2872억원 증가한 46조6221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처럼 단기투자처로 자금이 몰리는 것은 국내 및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상훈 금융투자협회 서비스본부 본부장은 "글로벌 리스크, 주식 시장에서의 불확실성, 낮은 은행 금리 등 방향성을 잃은 자금이 한동안 시장을 지켜보자는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렉시트(Grexit) 우려, 스위스의 환율하한가 폐지 등 유럽발 악재와 일본의 지속적인 양적완화, 유가하락까지 연초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여건은 세계 경제의 변동성을 더욱 커지게 하고 있다.
국내 사정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5%에서 2%까지 내린 바 있다. 경제 상황에 따라 추가 인하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있는만큼, 낮아지는 금리로 인한 예금 수익률은 이미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 때문에 채권 기대수익 역시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이에 따라 대기자금 규모 역시 한동안은 비슷한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동향분석실 실장은 "단기간에 뚜렷한 투자처를 찾고 그 쪽으로 자금이 유입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일정기간은 이런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보람 기자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