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한태희 기자] 대형 건설사와 중견·중소 건설사들이 서로 다른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를 내놓을 전망이다.
브랜드 관리에 공을 들였던 대형 건설사들은 임대주택 브랜드에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곳이 많다. 반면 브랜드 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견 건설사들은 상당수 자체 아파트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는 기업형 임대주택 이름에 '스테이(Stay)'를 붙이는 것을 검토 중이다. 반면 중견 건설사는 스테이를 따로 추가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13일 내놓은 기업형 임대주택 육성 방안에서 아파트 이름이 '대형건설사 브랜드+스테이' 형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삼성물산이 지은 임대아파트는 '래미안 스테이', GS건설이 건설한 임대아파트는 '자이 스테이'가 된다는 얘기다.
당초 대형 건설사들은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에 자체 브랜드 사용을 꺼렸다. 하지만 국토교통부는 '뉴스테이 정책'에서 구체적인 브랜드 사용 예시안까지 제시하면서 자체 브랜드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기업형 임대주택의 품격을 높여야하는 만큼 분양주택 브랜드를 사용해야한다는 게 국토부의 구상이다. 때문에 건설사들도 정부의 제안을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수익성까지 맞춰주고 (기업형 임대사업을) 독려하는데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 도화지구에 임대아파트 1960가구를 짓기로 한 대림산업은 "e편한세상 브랜드를 쓸지 아직 고심 중이다"고 설명했다.
중견 건설사는 자사 아파트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자사 브랜드에 '스테이'를 사용했다가 자칫 임대주택 전문 공급 업체라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는 판단 때문이다.
시공능력평가 50위권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에 뛰어든다 해도 기존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며 "괜히 '스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가 임대주택만 공급하는 건설사로 각인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직은 "기업형 임대주택 사업팀을 따로 꾸리지 않고 재건축·재개발 팀에서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그룹 산하 진흥기업 차천수 사장은 "자체 아파트 브랜드인 '해링턴'을 계속 쓸지 정부의 권장사항처럼 '스테이'를 붙일지는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기업형 임대주택 브랜드 사용 방안은 건설사 자율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주택에 '스테이'를 붙이는 것은 강제 사항이 아니다"라며 "건설사가 자율로 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
건설업계 "기업형 임대주택 땅값, 공공임대 수준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