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의 공포지수로 통하는 CBOE 변동성 지수(VIX)가 이름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초 이후 뉴욕증시가 롤러코스터를 연출하고 있지만 VIX의 상승폭은 지극히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른바 변동성 지수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출처:블룸버그통신] |
하지만 장중 주가 등락 폭을 감안할 때 VIX의 상승은 지나치게 완만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지난 15일 VIX는 22.39까지 상승했으나 하락 반전, 최근 15.52까지 밀린 상황이다. 널뛰기를 하는 주가에 휘둘리는 투자자들에게 설득력이 떨어지는 수치다.
시장 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달 S&P500 지수의 장중 등락폭은 평균 29포인트(1.4%)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2월 평균치인 21포인트(1%)를 웃도는 수치다. 2013년과 2014년 장중 S&P500 지수의 진폭은 0.9%에 불과했다.
올해 1월 주가 등락 폭은 2011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특히 지난 13일 S&P500 지수의 장중 고점과 저점의 거리는 49포인트(2.4%)에 달했다.
국제 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60% 가까이 폭락한 데다 스위스 중앙은행의 ‘서프라이즈’, 이어 그렉시트 사태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까지 변수가 꼬리를 물고 이어진 결과다.
이를 감안할 때 연초 이후 VIX의 추이는 주식시장의 현실을 충실하게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는 데 투자자들이 입을 모으고 있다.
T로우 프라이스의 앤디 브룩스 주식 트레이딩 헤드는 “주가가 널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VIX의 추이는 장중 주가 등락과 주식시장 주변 상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찰스 슈왑의 랜디 프레드릭 트레이딩 및 파생 헤드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상당히 크고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크게 고조된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지만 정작 변동성 지수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술적 분석가들은 뉴욕증시의 중장기 추세가 이번주 판가름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장기 강세장이 꺾일 것인지 여부가 이번주 주가 흐름에서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얘기다.
스턴 에이지의 카터 워스 분석가는 “S&P500 지수가 지지선인 2060선을 지켜낼 경우 장기 상승 추세가 살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반면 지난 12월 저점인 1990이 뚫릴 경우 조정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