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리스크(위험)가 이어질 전망이다. 완공을 앞둔 해외 저가 사업이 상당수 몰려있어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공사가 종료되면 그동안 반영되지 않았던 손실을 모두 털어내야 한다. 저가로 수주한 사업장은 예상보다 피해액이 커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GS건설과 대우건설 등은 해외 사업장의 손실을 분기별로 반영했으나 준공시점에 추가 손실이 수천억원 발생했다.
여기에 준공까지 지연되면 지체보상금도 물어야 하다. 이런 이유로 준공 시점에 실적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28일 금융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공 예정인 해외 저가 사업장의 공사금액은 총 20조8000억원 규모다. 이는 전년(약 3500억원) 대비 급증한 수치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올해 1분기 저가 프로젝트의 준공 공사액은 7조3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4분기(16조원)와 비교하면 줄었지만 전년동기(약 1000억원)대비로는 크게 늘었다. 2분기엔 공사액 규모가 13조5000억원으로 더 늘어난다.
저가 수주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원가율이 100%를 넘긴 사업장을 말한다. 입찰에 참여해 수주한 금액보다 공사비가 더 많이 들어가는 경우다. 추가적인 수주를 위해 낮은 금액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손해만 보고 철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1분기 준공 예정인 저가 수주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저가로 수주한 사업장의 경우 완공 시점에 손실이 대거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때문에 추가비용이 조금만 집행돼도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해외사업부 관계자는 “공정 중에 설계변경 등으로 손실을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반영을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저가로 수주한 사업장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완공시점에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는 게 일반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해외에서는 국내와 달리 시공사의 귀책사유 없이 공사가 지연돼도 추가비용을 온전히 보상받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 사다라(SADARA) MFC 프로젝트를 오는 2월 준공할 예정이다. 총 공사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4분기 이 사업장과 쿠웨이트 사업장에서 4000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해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GS건설은 UAE 타크리어(Takreer) 파이프라인-2 공사를 오는 3월 완공할 계획이다. 총 공사금액은 7960억원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이 공사 진행으로 1000억원대의 손실 충당금을 쌓았다.
상반기 준공 예정인 대우건설의 UAE ′S3 발전소′(공사비 7170억원), 삼성엔지니어링의 사우디 ′샤이바 천연가스액′(공사비 6210억원), 삼성물산의 사우디 ′쿠라야 복합화력발전소′(공사비 2조3340억원) 공사도 추가 손실 가능성이 높은 사업장이다.
이처럼 해외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건설사들의 실적 회복세가 하반기부터 나타날 것이란 시각이 있다.
신한금융투자 박상연 애널리스트는 “올해 준공을 앞둔 저가 수주 공사장의 공사액 규모가 2분기 13조5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급감할 전망이다“며 ”이런 영향으로 건설사들의 실적이 상반기엔 저조하고 하반기엔 상승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