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연주 기자] 2일 달러/원 환율이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30일 종가보다 9.8원 오른 1103.30원에 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6.5원 상승한 1100.00원에서 개장한 달러/원 환율은 장중 상승 압력이 지속돼 1100원대에서 등락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고가 1104.10원, 저가 1097.20원을 기록했다.
지난주말 발표된 미국 4분기 GDP(국내총생산) 부진, 러시아 깜짝 금리인하 등으로 역외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전일보다 8.75원 오른 1103.5원에 최종호가됐다. 글로벌 통화완화정책에 대한 기대로 역외 달러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에 개장 직후 1100원대에 안착한 달러/원 환율은 장중 달러/엔 환율 하락에도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오는 3일 호주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막판 네고 물량이 유입되면서 1100원대 중반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시장참가자들은 호주의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호주마저 금리를 인하한다면 달러/원 환율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나 이미 선반영된 측면도 있어 제한적인 상승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방향성이 부재한 상황에서 환율 하방경직성이 심화되는 반면 상방은 네고물량으로 막히는 모습이었다"며 "호주가 인하행렬에 동참한다면 아시아통화 약세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어 한은 스탠스도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에 역외 달러매수세가 촉발돼 1110원을 뚫고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호주 기준금리 이슈는 어느정도 시장에 오픈된 재료라 역외는 몰라도 국내시장 영향은 6대4 정도의 가능성으로 큰 재료가 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전반적으로 적극적인 양적완화를 지속해 역외 달러매수세도 이어졌다"며 "수출경쟁국인 중국과 싱가포르가 적극적으로 양적완화를 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2월 춘절을 앞두고 유동성을 더 푼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상반기 중에는 상승 압력이 계속돼 1130원까지 고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그간 달러화 강세가 신흥국 통화 약세를 만들면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했다면 이제는 신흥국의 경쟁적인 통화절하 시도가 달러/원 환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고 판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