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함지현 기자] 우리나라 중산층의 소득은 늘었지만 교육이나 주거비 부담 등으로 인해 정작 삶의 질은 악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2일 '우리나라 중산 층 삶의 질 변화' 보고서를 통해 "우리 사회의 가장 핵심적인 중산층 비중은 과거보다 줄어들고, 중산층의 위기를 경고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산층의 총소득은 늘어나고 고용 여건은 개선됐다.
소득 항목에서 중산층의 총소득 증가율은 1990~2013년 기간 연평균 7.0%로 다른 계층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증가율로 나타났다. 중산층 적자가구의 비율도 최근 들어 감소 추세를 나타냄에 따라 가계수지도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전반적인 고용 여건도 개선됐다. 가구주 취업이 늘어남에 따라 중산층의 무직가구주 비율이 9.9%에서 8.5%로 하락했다. 또 여성고용이 확대되면서 중산층 맞벌이 가구 비율도 15.1%에서 37.9%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지출 부문에서 중산층의 삶은 주거·교육·여가 측면에서 악화되고, 건강 측면에서는 개선됐다.
주거 항목에서 중산층의 전세보증금은 1990년~2013년 기간 연평균 11.8% 상승해 다른 계층에 비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가처분소득 대비 전세보증금 부담도 1.1배에서 3.1배로 늘어나 중산층 전세부담이 과거에 비해 가중됐다.
중산층 가구원 1인당 주거면적은 2013년 21.3㎡로 저소득층(24.6㎡)과 고소득층(26.5㎡)에 비해서 협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항목에서는 소비지출 대비 교육비 지출 비중이 1990년 13.4%에서 2013년 20.9%로 올랐다. 저소득층(20.2%)과 고소득층(19.3%)에 비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가 항목에서 중산층의 소비지출대비 오락·문화지출 비중은 1990년~2013년 기간 동안 5.9%에서 5.3%로 0.6%p 하락했다. 여가문화에 대한 소비가 상대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건강 항목에서는 소비지출대비 보건·의료비지출 비중이 1990년~2013년 6.5%에서 6.4%로 0.1%p 하락했다. 반면 다른 계층에서는 모두 보건·의료비 지출 비중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중산층의 의료비 부담은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액 역시 2013년 현재 중산층은 연간 55.9만원으로 저소득층(59.9만원), 고소득층(83.0만원)에 비해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중산층의 삶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 소득 개선도 필요하나 지출 측면에서의 과중한 부담을 완화시키고 여가 소비 확대를 유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전월세 주택 공급 확대 및 대출 여건 개선 등으로 중산층의 전월세 부담을 완화시켜야 하고 공교육 프로그램과 교육 환경의 질적 향상 등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시켜 중산층의 과중한 사교육비 부담도 줄여줘야 한다"며 "여가 활용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다양한 오락 문화 서비스 상품을 개발·제공해 중산층의 여가 활용 및 소비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