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추연숙 기자] LG전자가 패션업계와의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협업)으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에 나섰다.
LG전자는 최근 전략 스마트폰 신상품 'G플렉스2'의 출시와 함께 의류 편집샵 '바인드', 배우 오연서, 인기 디자이너 최범석·고태용과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노트북 '그램'과 미국 명품 패션 브랜드 '레베카밍코프'가 협업한 한정판 노트북 가방을 내놓기도 했다.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ion)이란 협업, 공동작업이라는 뜻으로 서로 다른 분야에서 지명도가 높은 둘 이상의 브랜드가 손을 잡고 소비자를 공략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보통 패션업계에서 유명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지칭하는 말로 많이 통용되지만, 최근에는 LG전자의 '전자+패션' 조합과 같이 전혀 다른 업계끼리 협업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패션업계와 적극적으로 손잡은 LG전자의 노력은 기존 전자업계의 고정 수요를 뛰어넘어 새로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에 LG전자가 협업한 의류 매장, 디자이너들은 모두 국내에서 이미 2030세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핫'한 브랜드들이다.
LG전자의 차별화 전략이 통한다면 앞으로 젊은 세대는 전자제품을 고를 때도 패션 요소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것으로 기대된다.
◆ '커브드 스마트폰+패션'= 디자인 강조 효과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위치한 '바인드(BIND)' 매장에 LG전자가 약 한 달간 연 'G 플렉스2' 복합 체험존 (사진 LG전자 제공) |
LG전자는 곡선형(커브드) 스마트폰 신제품 'G플렉스2' 기기 디자인 작업에도 참여했던 유명 디자이너 최범석·고태용, 배우 오연서 등 3인이 직접 디자인한 패션 상품을 내놨다.
LG전자가 기용한 유명 패션 브랜드 제너럴아이디어 대표 최범석 디자이너는 G플렉스2에서 영감을 받아 의류용 향수, 티셔츠, 모자, 향초 등을 만들었다. 패션업계의 떠오르는 의류브랜드 비욘드클로젯의 고태용 디자이너도 기용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캐릭터 맨투맨 티셔츠에 G플렉스2 기기의 디자인을 재치있게 입혔다.
드라마 '왔다장보리'에서 디자이너로도 열연한 여배우 오연서는 G플렉스2의 곡면 디자인을 바탕으로 선글라스를 만들었다.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 의류편집샵 '바인드'에 전시된 G플렉스2 협업 맨투맨 티셔츠 |
패션업계 종사자들은 이제 전자업계도 패션만큼이나 디자인과 관계가 깊은 영역이 됐다고 평가한다. 최범석 디자이너는 "어쩌면 패션보다도 IT 디자인이 더 트렌디한 영역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디자이너로서의 영감을 IT 디자이너로서 새롭게 풀 수 있는 기회였다"고 협업에 참여한 소감을 밝혔다.
LG전자 협업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 전자·통신매장이 아니라 유명 의류 기업이 운영하는 매장이라는 점도 신선하다. LG전자는 다음달 중순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 위치한 의류 편집샵 바인드(BIND)에 'G플렉스2 복합체험존'을 열고 해당 상품을 전시·판매한다. 바인드는 조이너스, 꼼빠니아, 트루젠, 테이트 등으로 유명한 의류기업 '인디에프'가 만든 의류 편집매장이다.
이철훈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부문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상무는 "복합 체험존은 세련된 곡면 디자인을 갖춘 G플렉스2와 다양한 문화 아이템이 어우러진 신개념 매장"이라며 "고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을 지속 실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판매되는 협업 상품들은 가격면에서도 소비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더블유드레스룸' 의류향수의 정가는 70ml 8500원대이지만 LG전자와의 협업제품은 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디자이너 고태용의 G플렉스2 협업 티셔츠도 판매가 5만9000원으로 기존에 6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는 유사 상품보다 좀더 저렴하다.
◆ 노트북가방도 '패션'…LG전자와 레베카밍코프의 만남
지난달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전자 신제품PC 출시 행사장에 진열된 '레베카밍코프' 협업 노트북 가방 |
지난달 LG전자 신제품 PC 출시 행사장에서는 초경량 14인치 노트북 '그램14'가 주인공이었지만 사은품 노트북 가방이 주인공 못지않게 눈길을 끌었다. LG전자가 내놓은 사은품 노트북 가방이 미국 패션디자이너 '레베카밍코프'와의 협업제품이었기 때문이다.
레베카밍코프는 국내에서도 2030세대 여성들에게 명품으로 통하는 인기 패션브랜드다.
제품은 남녀노소에 모두 어울릴 수 있는 무채색 회색 톤으로 고급스럽게 디자인됐다. 비슷한 크기의 레베카밍코프 가방은 국내에서 약 50~6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레베카밍코프는 현재 노트북용 가방을 만들지 않고 있어 이번 협업상품은 더 소장가치가 있는 한정판이다.
협업은 LG전자의 적극적인 노력과 디자이너 레베카밍코프의 IT에 대한 관심이 합쳐져 성사됐다. LG전자는 이번 협업을 위해 지난해에는 레베카밍코프를 직접 만나 노트북의 특징을 설명하며 열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그램'시리즈 노트북 중 최고사양인 '그램 14 i7'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레베카밍코프와 협업한 노트북 가방을 증정하고 있다.
사은행사 중인 '그램 14'는 최근 출시 한 달 만에 국내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LG전자가 지금까지 내놓은 노트북 가운데 가장 빠른 판매속도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추연숙 기자 (specialke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