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에 가세한지 이틀만에 이를 전격 철회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세계 측은 27일 "금호산업 LOI를 제출했지만, 다음달 초로 예정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LOI 제출 마감 결과 경쟁사 롯데가 LOI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신세계는 인수 의사를 결국 거둬들인 것이다.
당초 금호산업 인수 이후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과 달리 아시아나의 100%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에 입점해 있는 광주신세계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게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결국 정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 철회로 선회한 이유는 롯데가 사모펀드 등과 손잡고 컨소시엄에도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재계는 해석한다.
다만 돌다리도 두들겨 본다는 마음으로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관측에는 변함이 없다. 지난 2013년 신세계 인천점을 롯데에 뺏겼던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7년부터 신세계는 인천시에 인천터미널 건물을 빌려 백화점을 운영하다 인천시가 부지를 롯데 매각하면서 2013년 4월부터 롯데에 매월 12억5000만원씩 월세를 내고 있다. 백화점 건물 임차 기간은 2017년, 신축 건물의 부지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이다.
결국 정 부회장이 금호산업 인수전 철회로 선회한 이유는 롯데가 사모펀드에 재무적투자자(FI)나 전략적투자자(SI)로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행보는 이미 어느정도 예견된 수순으로 보인다"면서 "경쟁사인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광주신세계 영업권 때문에 뛰어든 신세계는 입찰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정 부회장은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 자리에서 "유통업에 투자할 부분이 많은데 여기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을까도 생각한다"며 금호산업 인수저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항공과 유통업이 시너지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당시 그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금호산업 지분 매각과 관련, 금호산업의 계열사인 금호터미널에 광주신세계가 입점해 있어 영업권 방어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하지만 경쟁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향후 본입찰 참여 등 금호산업 지분 매각 과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측은 "금호산업 인수전부터 관심 없다는 것을 밝혔던 부분"이라며 "KT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된 KT렌탈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