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그리스의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 합의가 이뤄지기 무섭게 금융시장 투자가들은 3차 구제금융 가능성을 점치고 있어 주목된다.
2010년 시행된 2400억유로 규모의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4개월간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돈가뭄에 빠진 그리스의 부채위기를 완전하게 진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리스 채무조정 협상 장면[출처:AP/뉴시스] |
그리스의 지원에 가장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독일 의회가 27일(현지시각) 구제금융 연장을 위한 개혁안을 승인, 자금 집행을 위한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중이다.
하지만 당장 내달 15억유로 규모의 국제통화기금(IMF) 채무 만기가 도래하는 등 기존의 구제금융 자금이 바닥을 드러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그리스 정부는 여전히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줄 확보가 막힌 상황이며, 이번에 연장된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종료 이후 재정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주장이다.
ING의 카스텐 브르제스키 이코노미스트는 “그리스가 3차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해야 할 가능성이 지극히 높다”며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종료를 맞기도 전에 새로운 자금 투입을 둘러싼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차 구제금융과 관련된 갈등과 진통은 그리스의 급진 좌파 정부와 채권국의 최근 협상 과정과는 비교할 수 없게 격렬할 것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협상이 궁극적인 평화 협정이 아니라 한시적인 사격 중지에 불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 독일 언론들도 이 같은 전망에 가세했다. 그리스가 최소 300억유로 규모로 신규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그리스 채권국이 최근 몇 달 동안 3차 구제금융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지만 재정적자 증가와 경기 침체, 막대한 규모의 부채 등을 감안할 때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원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4분기 그리스 경제는 0.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관련, 독일 정책자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독일 기독민주당(CDU) 마이클 훅스 원내부총무는 “그리스에 대한 또 한 차례 구제금융 지원은 무척 어려울 것”이라며 “지원 요청에 앞서 그리스 정부는 근본적인 개혁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