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박근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이렇다할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최근 경제지표만 더 악화돼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5일 "지난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많은 정책을 내놨고 적극 추진했다"며 "올해부터는 성과가 하나둘 나타나야 하는데 오히려 경제지표가 악화돼서 답답하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과 이달초 발표된 최근 경제지표들이 정부 관계자들을 애태우고 있다.
통계청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1월 생산과 소비, 투자가 지난해 2월 이후 11개월 만에 동반 감소헀다. 광공업 생산은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둔화됐다. 우리 경제의 마지막 보루인 수출도 전년에 비해 3.4%나 줄었다.
일자리 창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일-학습 병행 지원 기업 확대, 시간선택제 일자리 확대, 임금피크제 지원금 확대, 실업급여 제도 개편 등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최경환 부총리 취임 이후 취업자 수는 50만명대에서 30만명대로 오히려 떨어졌다.
2013년 7%대였던 20대 청년실업률도 최근에 9%대로 급증했다.
정부는 또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국가장학금을 전년대비 5.4% 늘렸다. 올해 3조9000억원의 예산이 여기에 투입된다. 그러나 지난해 학비 등 경제적 이유로 휴학을 한 대학생이 17만3000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저출산 대책 예산과 출생아 수를 비교하면 더 심각하다. 정부는 지난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직장어린이집 확충, 출산휴직 후 재고용 지원 확대 등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지난해 총 출생아 수는 43만5300명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두 번째로 적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위험에 처했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0.5% 상승에 그쳐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했다. 담뱃값 인상분을 빼면 마이너스였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현 경제상황이 일시적이라고 보고 있다. 수출액 감소나 물가상승률 둔화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을 받은 것이며, 생산 소비 둔화는 설 연휴의 이동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이찬우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세계경제가 완만하게 개선세를 지속하고 있고 그간 부진했던 기업 심리도 회복세며 소비자 심리도 주택주식시장 회복 등으로 조금씩 개선되고 있어 실물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두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국제유가가 하락한 것 등이 효과를 나타내는 시차를 감안하면 2분기부터 경제지표도 좋아질 것이라고 이찬우 국장은 낙관했다.
그러나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어제(4일) 최경환 부총리가 기업들이 임금을 올려야 내수가 산다,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을 보면 정부도 현재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