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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기술주 '버블' 논란…검증 안된 비상장株가 '주범'

기사등록 : 2015-03-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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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이전 사모 자금조달 활발…상장 직후 주가 하락도

[뉴스핌=노종빈 기자] 최근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주에 대한 버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최근 5000포인트 선을 돌파하면서 약 15년 전인 지난 2000년 3월 사상최고치인 5132.52포인트에 다가서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일대비 0.32% 상승한 4982.8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장중 한 때 5008.52까지 올라 15년 만의 최고치를 재차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마감가 기준으로 3% 가량 추가 상승하면 새로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 검증안된 비상장 IT 주식 고평가…버블 논란 낳아

최근 나스닥 증시의 강세에 따라 IT 및 바이오 업종에 대한 버블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증시에 상장된 기술주들에 대한 버블 논란이라기보다는 신규상장(IPO)를 앞두고 있는 비상장 IT기술 업체들에 대한 고평가 우려다.

지난 몇 년간 애플과 페이스북 등 IT 기술 종목들이 증시에서 강세를 나타내면서 상장 직전 비상장 벤처기업 주식을 선매수하기 위한 사모투자가 활발해졌다.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약 50개의 미국내 벤처 기술업체들이 10억달러 이상의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는 에어비앤비와 같은 룸셰어링(빈방 임대예약) 서비스도 있다. 에어비앤비는 사업가치 200억달러의 평가를 받아 이를 기초로 최근 10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다.

모바일 사진전송 어플리케이션인 스냅챗과 온라인 사진앨범 서비스인 핀터레스트 등도 각각 190억달러와 110억달러의 사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다.

차량예약 서비스인 우버는 지난해 400억달러의 사업가치 평가를 받아 40억달러의 자금을 끌어모으기도 했다. 우버는 현재 비상장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사업가치 평가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하지만 현재 나스닥 기술업종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 수준으로 지난 2000년대 초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졌다. 나스닥 대표주 애플은 시가총액이 7500억달러(약 821조원)를 기록하고 있지만 PER은 15배 수준에 불과하다.

게다가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앞다투어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유동성 공급을 지속하고 있어 실적을 바탕으로 한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부각되고 있다.

◆ 닷컴 억만장자 큐번 "2000년보다 투자 기회 더 나빠져"

닷컴버블 당시 자신이 창업한 IT 벤처기업 브로드캐스트닷컴을 고가에 매각해 억만장자가 된 마크 큐번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는 최근 기술주 버블이 다시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000년 당시 온라인 웹사이트 운영업체에 투자해 큰 돈을 버는 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그때보다 투자 기회는 더 나빠졌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펜윅앤웨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규모는 약 500억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지난 2000년 닷컴버블 때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규모이며 자금모집에 성공한 업체들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토드 대그리스 스파크캐피탈 공동창업자는 "현재 기술주 급등 사이클은 지금이 꼭지일 가능성이 중간 지점일 가능성보다는 높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이 버블 속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지난 2000년과 같이 상황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IT 기업들, 상장전 사모 자금조달 활발

비상장 기술벤처업체들은 최근 장외 사모투자를 통한 자금모집이 활발해지면서 이전보다 쉽게 자금조달에 성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은행이 주관하는 자금조달 방식이 주식시장의 까다로운 IPO 절차와는 크게 다르다고 지적한다. 즉 증시 IPO를 위해서는 엄격하고 정밀한 재무상태 실사가 요구되지만 사모투자 위주의 자금유치 과정은 이보다는 융통성이 크다.

이 때문에 비상장 상태에서 배정된 주식 가격보다 상장을 전후해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모바일 클라우드 저장서비스 업체인 박스는 지난해 뉴욕증시 신규상장 직전 사모조달 주식가격에 비해 낮은 주당 가치로 평가받기도 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캐피탈 업체인 벤치마크 임원 빌 걸리는 "밸류에이션 버블에 빠진 것이라기보다는 리스크 버블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즉 기업의 사업적 가치에 비해 주주의 투자 성공에 대한 리스크가 너무 커 주의가 요구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마크 캐니스 샌프란시스코대 경영학 교수는 "(장외 IT기업에 대한) 과도한 평가는 증시에서의 주가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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