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증시가 1만2000선을 돌파하는 등 유럽 증시가 일제히 랠리했다. 국제 유가가 급락한 한편 유로화가 장중 1.06달러선을 회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주가를 밀어올리는 양상이다.
16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가 63.50포인트(0.94%) 상승한 6804.08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가 266.11포인트(2.24%) 뛴 1만2167.72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가 1만2000선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50.70포인트(1.01%) 오른 5061.16을 나타냈고, 스톡스600 지수 역시 3.57포인트(0.90%) 상승한 400.18에 거래됐다.
유로화가 이날 반등했지만 추세적인 하락이 꺾이지 않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데다 독일의 강력한 민간 소비와 QE까지 거시경제 여건이 증시 상승을 견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독일 DAX 지수는 올들어 24% 랠리했다. 주가를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은 유동성이라는 데 이견을 찾기 어렵다.
램프 애셋 매니지먼트의 마이클 워시넥 펀드매니저는 “유동성이 증시 랠리의 중추”라며 “하지만 유럽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수준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B. 멜처 실 손 앤 코의 헨드릭 호닉 주식 전략가는 “유동성이 풍부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와 함께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기 개선과 독일의 내수 경기 향상 등 펀더멘털 측면의 호재도 없지 않다“고 강조했다.
유가가 가파르게 떨어진 가운데 자동차 종목이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원유 생산 및 재고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으면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 배럴당 42.79달러까지 떨어졌다.
이를 호재로 폴크스바겐과 다임러가 각각 3% 가까이 오르는 등 자동차 섹터가 강한 랠리를 보이며 지수 상승에 힘을 실었다.
이 밖에 의류 업체 H&M이 1분기 시장 전문가의 예상을 웃도는 매출 증가에 3% 이상 뛰었고, 네덜란드 화학 업체인 로열 DSM은 플라스틱 사업 부문의 지배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데 따라 2% 상승했다.
시멘트 업체 라파지와 홀심은 합병을 위한 주식 교환 비율을 재조정할 움직임을 보인 데 따라 각각 6%와 1%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