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소영 기자] 양회(兩會, 전국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 후 중국 자본시장과 부동산 시장에 '봄 기운'이 만연해지고 있다. 양회 기간 중국 지도부가 증시와 부동산 시장 활성화에 대한 암묵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두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중국 증시는 연일 파죽지세의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다. 16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26% 급등한 67개월 만에 3400포인트를 돌파했고, 하루만인 17일에는 3502.85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3500포인트 돌파는 2008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증시가 들썩이는 데는 15일 전인대 폐막때 열린 리커창 총리의 기자회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날 리커창 총리는 부동산, 인터넷, 환경보호, 부정부패 척결 등 17개 문제에 걸쳐 내외신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리 총리는 예금보호 조례, 주식발행등록제 시행, 자본시장 구조 다양화 등 자본시장 개방폭 확대 등 경제 다방면에 걸친 주요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증시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양회 기간 내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시장에 전해졌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은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이 실물경제 지원을 방해하지 않는다"라며 증시 자금 유입을 금융 당국이 제지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그는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주식 교차 매매제도인 선강퉁(深港通)의 연내 시행 가능성도 언급했다.
민생(民生)증권은 증시의 레버리지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만 유지한다면 증권 당국이 증시를 압박할 가능성은 적으며, 중국 지도부 역시 자본시장 활성화와 내수 확대를 위해 증시의 완만한 상승장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기 제한, 등기제, 부동산세 등 각종 규제 정책으로 침체됐던 부동산 시장도 회복을 점치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희망의 단서는 15일 열린 리커창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장에서 나왔다. 이날 중국의 부동산 정책을 묻는 외국 기자의 질문에 리 총리는 "(외국인이) 중국에 와서 집을 사는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일각에서는 리 총리의 이 같은 '농담'이 외국인의 중국 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를 시사하는 신호로 풀이하고 있다. 만약 외국인 부동산 투자 규제 완화가 실현되면 1,2선 대도시의 대형 호화 주택의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시장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물론 지나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견해가 대다수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인의 해외 부동산 투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외국의 시선을 농담조로 견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리 총리는 민생개선을 위한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발전 원칙은 확실히 언급했다. 그는 "중국의 부동산 수요는 여전히 많다. 올해 판자촌 개조, 노후 주택 개보수, 보장성 주택 등 100만 채 이상의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혀 부동산 시장 지원 정책을 전개할 것임을 시사했다.
5일 전인대 개막과 함께 리커창 총리가 발표한 정부업무보고(政府工作報告)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입장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부동산 시장의 투기 업제와 조정이라는 단어가 주를 이뤘던 예년과 달리 올해 보고서에선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지원,촉진'이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중국 신쾌보(新快報)는 양회 후 지방 도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이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이 2015년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7%를 달성하기 위해서 내수 시장 활성화와 함께 부동산 시장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의 부동산 전문가 리원장(黎文江)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는 중국의 경기하강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국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 성장을 통해 투자와 내수 확대를 실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