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저울질하는 연방준비제도(Fed)가 말을 아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종전 ‘상당 기간’에 이어 최근 ‘인내심 있게’ 등 특정 문구를 통해 이른바 선제적 가이드를 제시했던 정책자들이 금리인상을 앞두고 명시적인 신호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연준은 투자자들이 향후 통화정책 향방에 대해 중앙은행의 가이드에 의존하도록 하는 동시에 채권시장의 과도한 반응을 지양하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방준비제도 회의 현장[출처:신화/뉴시스] |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해당 문구의 의미와 관련, 적어도 앞으로 두 차례의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이라고 언급한 만큼 이후 언제든 긴축을 단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채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이 정책자들의 ‘입’에 시선을 모으고 있지만 특정 문구를 매개로 한 소통이 종료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이코노미스트 사이에 번지고 있다.
코너스톤 매크로의 로버토 펄리 파트너는 “연준은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꾀하고 있고, 정책 행보와 관련해 일정 부분 불확실성을 두는 것이 정상화 과정에 포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존스 홉킨스 대학의 조나단 라이트 교수는 “정책자들이 다양한 형태로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된 신호를 보낼 것”이라며 “하지만 연준의 손발을 묶어 두는 특정 문구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뱅크오브뉴욕멜론의 리처드 호이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제부터 투자자들은 보다 단순해진 연준 회의 성명서를 보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특정 문구보다 경제 지표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금융시장의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선제적 가이드를 제시하는 문구를 이용해 연준이 시장금리를 누르는 데 상당한 효과를 거둔 만큼 이를 제거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6~2010년 연준 부의장은 지낸 도날드 콘은 “연준이 특정 문구로 정책 행보를 구체적으로 예고한 것은 전례 없는 것이었다”며 “문구를 통한 시장과의 소통이 쉽고 효율적이었으나 이를 벗어나는 과정에는 또 다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