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동훈 기자] 주택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 재건축 단지의 시세가 과거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 등 부동산 3법이 국회 문턱을 통과해 재건축 투자여건이 개선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저금리 기조도 한몫하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자금이 강남 재건축 시장으로 흘러든 것. 거래량 증가가 시세 반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주요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재건축 단지가 최고가 대비 90%에 육박했다. 사실상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 이전 시세를 되찾은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강남 재건축값은 과거 최고가와 비교해 최대 60~70% 수준까지 떨어졌다.
가락시영은 착공을 앞두고 시세가 최고가 대비 90% 수준으로 회복했다. |
전용 45.1㎡는 시세가 5억7000만~6억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고가 7억원 대비 87% 수준에 해당한다.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은 전용 28.7㎡가 4억8000만~5억원에 손바뀜되고 있다. 이는 최고가 5억6000만원 대비 90%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단지는 오는 4월쯤 재건축 행정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계획하고 있다. 사업 리스크(위험)가 거의 사라진 것이다.
송파역 인근 성원공인 김인석 사장은 “국내 최대규모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은 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데다 저금리와 부동산3법 국회 통과 등의 영향으로 투자수요가 유입되고 있다”며 “기대감이 높아지자 급매물 거래 뿐 아니라 정상매물도 소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거래량이 70여건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50% 정도 늘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2%에서 1.75%로 인하해 재건축 투자심리가 더욱 호전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은행금리가 낮아져 예·적금에 대한 매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대출금리 부담도 낮아져 투자여력이 상대적으로 높아져서다.
주요 강남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리스크가 많이 사라졌다는 점도 투자가치가 높아진 이유다. 저층 재건축 단지인 가락시영, 개포시영, 개포주공1·2단지 등은 연내 주민 이주가 추진될 예정이다. 사업이 대부분 9부 능선을 넘어 재건축 기간이 장기화될 여지가 거의 없는 상태다.
신한금융투자 이남수 부동산팀장은 “주택 거래량이 급증한 데다 시세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재건축 투자여건이 개선됐다”며 “금리인하로 강남 재건축을 찾는 투자자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