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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인내심' 버리더니 신중해졌다

기사등록 : 2015-03-19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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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금 폭등, 달러 급락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이틀간의 통화정책 회의를 가진 연방준비제도(Fed)가 '인내심 있게'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지만 주식시장은 축포를 터뜨렸다.

시장의 예상대로 문구를 삭제한 데 따라 표면적으로 이르면 오는 6월 긴축이 단행될 여지가 한층 높아졌지만 실상 연준은 비둘기파 행보를 취했다는 것이 시장의 해석이다.

또 소위 ‘선제적 가이드’라는 명목으로 약 7년간 지속된 연준의 소통이 종료된 데 따라 정책 행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연준 회의 현장[출처:블룸버그통신]
 ◆ 마침내 ‘결단’ 6월 긴축 가능할까

미국 고용이 호조를 이루고 있지만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이 저조한 데다 유럽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이 일제히 통화완화에 나서면서 연준의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꼬리를 물었지만 옐런 총재는 통화정책의 정상화 수순을 위한 ‘결단’을 내렸다.

앞으로 예정된 연준 회의는 4월과 6월이다. 투자자들은 이 가운데 6월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회의 성명서에서 삭제된 ‘인내심’ 문구가 최소한 향후 두 차례의 회의에서 긴축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기 때문이다.

옐런 총재는 금리인상 여부를 경제 지표 향방에 근거래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이 더욱 개선되고, 인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목표 수준인 2%에 근접할 것으로 자신할 수 있을 때 긴축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다.

고용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진 데 반해 인플레이션 전망은 흐리다. 국제 유가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고, 강달러에 따른 물가 압박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금 상승과 소매판매 역시 저조해 인플레이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여지가 지극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채권시장 트레이더들이 예상하는 향후 5년간 연율 기준 인플레이션은 1.37%로 이달 초 1.67%에서 상당폭 떨어졌다.

◆ 연준 ‘인내심’ 버렸지만 매 아닌 비둘기

이날 회의 결과를 지켜본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내심’을 버린 것으로 비쳐지지만 오히려 비둘기파의 색깔을 더욱 짙게 드러냈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준이 기술적으로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제친 셈이지만 정책자들은 올해 말 단기 금리 전망치를 0.625%로 제시해 지난해 말 전망치인 1.125%에서 크게 떨어뜨렸다.

뉴욕증권거래소[출처:블룸버그통신]
 이와 함께 연준은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지난해 말 1.0~1.6%에서 0.6~0.8%로 대폭 하향 조정해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진정시켰다.

CRT 캐피탈의 데이비드 아더 전략가는 “이번 회의 결과의 핵심은 연말 연방기금 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이라며 “성명서에서 ‘인내심’ 문구를 삭제했지만 이와 동시에 금리인상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속내를 내비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미츠비시 은행의 크리스 루프키 이코노미스트 역시 “6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투자자는 누구도 없다”며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상 예상 시기를 6월에서 9월로 늦췄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옐런 의장은 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말 그대로 가능성일 뿐 실제 6월 긴축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야누스 캐피탈의 빌 그로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옐런 의장이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며 “이와 함께 강달러에 따른 파장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서도 불편한 표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연준이 인내하지 않는 대신 신중한 행보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회의 결과가 발표되기 전 ‘닥터 둠’으로 불리는 마크 파버는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 주가, 금 폭등...달러는 급락

연준 회의 결과에 금융시장은 널뛰기를 연출했다. 장 초반 내림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이 폭등했고, 달러화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인내심’ 문구 삭제에도 연준 정책자들이 비둘기파 행보를 취했다는 투자자들의 해석과 맥을 같이 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장중 1만7698까지 밀렸던 다우존스 지수는 회의 결과 발표 후 1% 이상 상승세로 돌아서며 1만8097로 뛰었다. 저점 대비 400포인트 가까이 치솟은 셈이다.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1% 가까이 내림세를 보였으나 회의 결과 발표 후 1% 내외로 상승 반전했다.

연준이 서둘러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달러화는 하락했고, 금 선물이 강하게 상승했다.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2% 가까이 폭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도 1% 가까이 떨어졌다. 달러 인덱스는 1.7% 떨어졌다.

반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약세 흐름을 보였던 금 선물이 1.8% 급등, 온스당 1169달러까지 폭등했다.

연준 회의 후 국채 선물시장 역시 금리인상 전망이 희석됐다. 국채 선물은 10월 긴축 가능성을 62%로 점치고 있다. 이는 9월 가능성인 41%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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