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효진 기자] 올해 일본 춘투(春鬪·노사 간 임금협상)의 분위기는 예년과 달리 훈풍으로 가득하다.
도요타자동차와 파나소닉 등 주요 기업들이 큰 폭의 임금인상을 결정하면서 그간 정부의 끈질긴 임금인상 요구에 화답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 중소기업의 90%이상은 올해 임금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임금인상이 대기업들의 축제에 그쳐 경기 회복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000엔 임금인상을 결정한 도요타 [출처:AP/뉴시스] |
18일(현지시각) CNBC는 과연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의 임금 인상 분위기를 이어갈지 의문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일본 중소기업들은 임금인상을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 로이터통신 조사에 응답한 중소기업 230곳 중 14곳만이 올해 임금을 올리겠다고 응답했다.
최근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테이토쿠 데이터은행 오사무 나이토 애널리스트는 "중소기업들은 아베노믹스의 낙수효과를 전혀 맛보지 못하고 있다"며 "수입업을 하는 중소기업들이 특히 엔저로 큰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파산을 신청한 일본 중소기업은 345곳으로 전년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해외에서 연료를 수입하는 운송업체들이 환차손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해 파산의 3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엔화는 달러대비 20% 가까이 하락해 현재 120엔대에 머무르고 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마르셀 티엘리안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일본 기업 전체 임금은 0.4% 올랐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비율을 고려할 때 올해 전체 임금은 0.6%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전히 일본은행(BOJ) 임금인상 목표치인 1%를 밑도는 수준이다.
티엘리앗느 이코노미스트는 "임금인상이 개인 소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임금인상 효과가 뚜렷히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여전히 많다.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 마사유키 기치카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대기업의 잇단 임금인상은 중소기업으로 그 분위기를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IHS글로벌인사이트 하루미 타구치 이코노미스트는 "임금 인상은 저유가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려 BOJ의 우려를 한층 덜어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의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2.2%로 지난해 4월 소비세율 인상(5%→8%) 효과를 제외하면 0.2%에 불과해 여전히 BOJ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