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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꿈, 그 얼마나 황홀한가…탭댄스 추는 ‘로기수’

기사등록 : 2015-03-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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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윤원 기자] “나를 가로막은 저 철망을 넘어 나를 억압하는 모든 걸 버리고, 나는 춤추고 싶어. 꿈꾸고 싶어. 세상 끝까지, 이대로 날아 올라.” 
 
극한의 상황에도 꿈을 버릴 수 없었던 어린 소년의 내면이 밭 끝에서 흘러나오는 절박한 탭 소리와 함께 고스란히 전달된다. 1952년 거제포로수용소에 있던 북한군 소년 포로 로기수의 꿈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 뮤지컬 ‘로기수’가 대학로에서 초연의 막을 열었다. 
 
극 중 배경은 반공포로와 공산포로가 함께 수용된 거제포로수용소. 미국 군대에 의해 어머니를 잃고 미국에 강한 반발심을 갖게 된 소년 로기수가 미국의 탭댄스에 강렬한 끌림을 느끼면서 갈등하고 방황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1막은 탭댄스를 접한 뒤 태어나 처음으로 꿈을 갖게 된 로기수의 내적 갈등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1막 엔딩 장면은 배우가 직접 로봇암 장치를 타고 날아 오르는 연출을 통해, 로기수의 꿈을 향한 열정과 희망을 극적으로 표현, 감동을 더한다. 
 
이어진 2막에서는 포로수용소 내 이념 대립이라는 극한 상황 속, 각자의 이해 관계가 얽히고 풀리는 과정이 그려진다. 특히, 이념과 고향을 등지고 탭댄스에 빠진 동생 로기수와 고향에 돌아가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도 마다 않는 형 로기진 두 사람의 갈등과 형제애가 부각된다. 
 
표면적인 메시지는 로기수의 성장을 통한 ‘꿈과 희망’의 이야기다. 꿈을 그린 감동의 드라마 안에 로기수와 로기진의 뜨거운 형제애가 내포돼, 또 다른 색깔의 뭉클함을 자아낸다. 때론 경쾌하고, 때로는 안타까운 탭댄스의 리듬이 버무러져 감동의 크기를 더한다. 
로기수 역에 배우 김대현, 윤나무, 유일이 출연한다. 김대현은 뮤지컬 ‘Trace U’ ‘블랙메리포핀스’ ‘영웅’ ‘그날들’과 연극 ‘나쁜 자석’ ‘올모스트 메인’ ‘뜨거운 여름’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해 왔다. 윤나무 역시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 ‘총각네 야채가게’ ‘아가사’ ‘사춘기’와 연극 ‘이기동 체육관’ ‘올모스트 메인’ ‘히스토리 보이즈’ 등을 통해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다. 유일은 이번이 첫 뮤지컬 데뷔작이다.
 
로기진 역에 ‘유도소년’의 홍우진과 ‘구텐버그’의 김종구가 출연, 노련한 무대 장악력을 보여준다. 로기수에 탭댄스를 가르쳐주는 흑인 프랜 역에 배우 임춘길과 장대웅이 출연, 4개월의 연습으로 습득한 탭댄스 실력을 선보인다. 배철식 역에 배우 오의식 정순원 이우종, 민복심 역에 임강희 이지숙, 이화룡 역에 김민건 양경원이 출연한다. 
간혹가다 대사나 가사를 통해 실제 상표명이 노출돼 당혹스럽다. 한편으론, 특정 상표가 그 시대를 대표하는 소재로써 작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 흥미를 자극하기도 한다. 노골적인 간접광고가 관객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질지 여부는 주목해 볼만 하다. 
 
한국 전쟁 속 이념 대립, 탭댄스, 형제애와 꿈을 향한 열정이 한데 어우러진 창작 초연 뮤지컬 ‘로기수’는 5월31일까지. 대학로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만 13세 이상. 4만4000~6만6000원.

[뉴스핌 Newspim] 글 장윤원 기자(yunwon@newspim.com)·사진 ㈜아이엠컬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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