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LG화학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대전이 프리미엄급으로 확산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를 대표하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각각 새 파트너로 맞아 들이며 경쟁의 질을 끌어 올리고 있다.
LG화학은 30일 독일 다임러그룹과 2016년형 '스마트(Smart) 전기차(EV)'에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다임러그룹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미쓰비시 후호(Fuso) 등 승용차부터 상용차까지 다양한 자동차 브랜드를 소유한 그룹이다.
이로써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상위 20곳 가운데 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업체는 13곳으로 늘었다. 현재 LG화학은 폴크스바겐, 포드, 현대차, 르노, 아우디, 쉐보레, 기아차, 다임러, GM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26일 BMW의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델 i8에 배터리를 공급했다고 전했다. 이전 모델인 순수전기차 모델 i3에도 삼성SDI 배터리가 탑재됐다. 삼성SDI와 BMW의 협력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삼성SDI는 크라이슬러와 아우디, 폭크스바겐, 포르쉐, 마힌드라 등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포드와는 '초경량 리튬이온 배터리 콘셉트'를 위한 상호 협력을 맺었다.
공개된 고객사 기준으로 보면 LG화학의 상대적 우위가 점쳐진다. LG화학 관계자는 "자사의 배터리셀은 파우치형태로 가격도 저렴하고 디자인 변형도 쉬운 편"이라며 "대부분의 유럽 업체가 파우치 형태를 선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이 사용하고 있는 파우치 형태는 얇은 알루미늄 파우치에 배터리셀을 담는다. 포장재가 얇아 비교적 변형이 쉬워 디자인 유연성이 높은 편이다.
LG화학에 따르면 파우치형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거나 안전성에서도 다른 형태에 비해 우수하다. 또 제작비용이 적게 들어 가격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2014년 1분기 36.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5.3%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후발주자인 삼성SDI는 현재의 시장점유율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전기차의 경우 컨셉카도 많고 시장 규모 자체가 작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출시된 정기차들은 전체 전기차 시장의 극히 일부"라며 "향후 수주가 관건인데 수주 물량은 밝힐 수 없는 부분이 있어 애매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LG화학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BMW나 크라이슬러처럼 대형 거래 업체에서 각형 수요가 늘었다"면서 "최근 수주 물량으로 보면 (LG화학과)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LG화학과 달리 각타입의 배터리 셀을 사용한다. 이는 두터운 알루미늄 케이스에 배터리 소재가 들어 있는 형태로 차량으로부터 전달되는 각종 열과 진동, 충격 등 외부자극에 강해 안전성에서 탁월한 성과를 보인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다른 기술에 비해 양산성이 우수해 대량양산에 최적화된 배터리 형태라고 덧붙였다.
LG화학과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어느 한쪽의 배터리 제품만 고집하기 보다는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업체의 제품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흔히 말하는 스펙을 충족시키는 쪽 제품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가격이 제일 중요하고, 용량이나 디자인 등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해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한 쪽의 제품이 우수한다거나 떨어진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B3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올해 54억8000만달러(약 6조2000억원)에서 2020년 182억4000만달러(약 20조5000억원)로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