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 증시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 시장도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올해 1분기 유럽 IPO 규모가 미국과 아시아 지역을 현격한 차이로 앞질렀다.
글로벌 주식 투자 자금의 유럽 행이 급물살을 타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유로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반면 같은 기간 뉴욕증시의 10억달러 이상 IPO는 단 한 건에 불과했고, 전체 IPO 규모도 200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럽 IPO 시장의 활황은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에 따른 주가 급등과 무관하지 않다.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 지수는 올들어 15% 뛰었다. 이는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 연초 이후 상승률이 보합권에 그친 S&P500 지수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유가 하락과 유로 약세에 따른 경기 부양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유럽 IPO 시장에 뭉칫돈을 유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주요 경제 지표가 연이어 시장 전문가들의 기대치에 못 미친 데 반해 유럽 경제는 독일을 필두로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투자 심리 개선과 공격적인 베팅을 이끌어냈다는 분석이다.
크레디트 스위스의 데이비드 허머 글로벌 주식 헤드는 “미국에서 유럽으로의 글로벌 자금 순환이 두드러진다”며 “뉴욕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 지표가 부진한 만큼 뉴욕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골드만 삭스의 크리스토프 스테인저 주식 헤드는 “저유가와 유로화 약세, ECB의 부양책과 지표 개선 등 유럽 증시의 호재가 적지 않다”며 “유럽 증시가 금융위기의 파장을 극복하는 데 미국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추세 반전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유럽 IPO 시장의 강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미국 IPO가 1분기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연간 기준으로 지난해 기록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네덜란드 은행인 ABN암로 그룹이 올해 최소 150억유로 규모로 IPO를 단행할 계획을 세웠고, 독일에서는 미국 바이아웃 업체인 어드벤트 인터내셔널이 화장품 업체 더글러스 홀딩의 IPO를 추진하는 등 대규모 상장이 꼬리를 물 예정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크레이그 코벤 주식 부문 대표는 “유럽 전역에 걸쳐 IPO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다양한 섹터에서 기업들이 증시 입성을 추진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은행들은 투자 자금 회수를 위해 인수합병(M&A)보다 IPO를 선택하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