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현대기아차가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2020년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에 나선다.
현대자동차는 31일 인천시 송도 국제업무지구 내 도심 서킷에서 기자단을 상대로 '미리보는 서울모터쇼' 행사를 열어 미래 스마트카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로드맵을 공개했다.
자동으로 운전을 보조해 주는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 IT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구글 등 IT 업체들까지 자율주행 기술 연구에 직접 뛰어들고 있어 향후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앞선 전자·제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 부품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의 국산화를 달성하고 자율주행 자동차의 대중화 시대를 이끈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1월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2018년까지 자율주행과 차량 IT 기술 개발이 중심이 되는 차세대 스마트카 개발에 2조원을 투자하고 관련 연구 인력을 대거 채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대차는 2020년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달성하기 위한 첫 걸음으로 우선 진일보한 자율주행 기술인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을 국산차 최초로 양산화, 올 하반기부터 신차에 탑재한다.
HDA는 차선을 벗어날 때에만 방향 조절을 보조하던 기존 시스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처음부터 차선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도록 하는 차선유지제어시스템, 앞차와의 간격을 감지해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구간별 최고속도와 과속위험 등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연동 기능 등을 통합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행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현대차 연구원이 두 손을 놓고 자율주행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제공 = 현대자동차> |
HDA와 함께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의 바탕이 될 또 다른 기술은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이다. 이는 차량 정체와 끼어들기 등이 빈번한 도심 구간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차세대 자율주행 기술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 앞차와의 거리와 차선을 유지하도록 돕고, 차선 인식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레이더와 카메라로 주변 차량과 사물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차량을 운행토록 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기아차 총괄PM담당 정락 부사장은 "현대·기아차는 최근 기본기 혁신을 화두로 주행성능과 안전성 등 차량의 기본성능을 더욱 향상시킨 신차들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연비 경쟁력 확보,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 프리미엄 감성 구현 등에도 박차를 가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최상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부사장은 이어 "특히 최근 안전한 차가 전세계 자동차 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감지하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지능형 안전차량의 개발에 더욱 매진해 자율주행 기술을 기반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스마트카 시장에서 향후 선두권 업체로 도약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날 신형 제네시스에 선행 연구용으로 탑재된 TJA를 처음 공개 시연함으로써 TJA 개발이 머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현대차는 이 기술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순차적으로 적용, 2020년부터 고속도로와 도심 등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운전자의 안전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합 자율주행 기술의 상용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는 현재로서도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다른 글로벌 업체에 뒤지지 않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
차선이탈경보시스템, 차선유지지원시스템, 후측방경보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동긴급제동시스템 등 자율주행 기술의 기본이 되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을 확보, 주요 양산차에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작년 6월 신형 제네시스에 장착된 이들 기술만으로도 운전자 개입 없이 부분적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무인 호송차 동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특히 구글 등 IT 업체들의 경우 양산화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철저히 기능 구현 위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반면 현대차는 완성차 업체답게 양산화를 고려한 상품성 구현을 위주로 개발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IT 업체와 차별화된다는 것이 현대차측 인식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미래 스마트카 시장을 둘러싸고 글로벌 자동차 업계 내 기술 주도권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상황"이라며 "현대·기아차는 꾸준한 투자와 우수한 연구인력 유치를 통해 2020년 이후에는 양적·질적 측면에서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