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노희준 기자] 금융위원회가 2차 안심전환대출 한도가 남았음에도 추가 신청을 받거나 3차 안심전환대출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재차 밝혔다. 이는 이번 전환 상품 출시로 인한 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와 은행, 채권시장에 미치는 부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는 2차 안심전환대출 최종 집계 결과 14조1000억원(15만6000명)치가 팔렸다고 5일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어 "애초 발표대로 2차분을 마지막으로 안심전환대출 공급을 종료하고 주택금융공사 재정 여력 등을 감안해 더 이상 운용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한 배경을 보면, 우선 2차 안심전환대출 추가 공급물량 20조는 금융당국이 밝힌 주택금융공사의 자본 여력상 공급 가능한 최대 규모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16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주금공에 넘기면 주금공이 이를 주택저당증권(MBS)으로 유동화해 처리한다. 이 때문에 안심전환대출 공급량을 늘리려면 주금공의 자본이나 유동화배수를 늘려야 하고 채권시장의 상황도 살펴야 한다.
하지만 금융위는 2차 안심전환대출을 1차 안심전환대출에 연이어 내놓으면서 주금공의 자본증자 대신 불가피하게 유동화 보증배수를 상향하는 방식을 택했다. 금융당국은 2차분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MBS를 발행하면 주금공의 지급보증배수가 42배로 올라갈 것으로 봤다. 이는 주금공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지급보증 가이드라인으로 정하고 있는 35배 수준을 넘는 수준이다.
물론 이는 현재 주금공의 자기자본 규모와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2017년까지 출자키로 한 4000억원 그리고 중간에 MBS가 상환되는 상황 등을 감안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하지만 아직 추가 출자 이전이고 실제 발행에는 채권시장 상황도 봐야 하기에 당장 주금공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안심전환대출 3차 공급에 나선다면, 추가 공급이 없다고 여러 차례 밝힌 금융당국의 신뢰성에 치명타를 입게 된다. 이미 1·2차 안심전환대출에 대해서도 정부 정책에 따라 이미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던 사람들은 수혜 대상에서 제외돼 불만을 품고 있다.
특히 안심전환대출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은행권의 입장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실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40조원의 안심전환대출 출시로 인한 은행권 이익감소분을 284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 등 8개 은행지주 올해 예상 합산순이익 대비 3.85% 수준이다.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은행 자산운용의 경직성과 채권시장에 대한 여파도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0조원으로 확대된 안심전환대출로 은행권의 MBS 매입 부담이 늘어나며 채권 포트폴리오 조정도 불가피하다"며 "채권시장 수급과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금융위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 2차분의 남은 한도에 대해 "재원을 미리 만들어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유동화를 통해 조달하는 한도 개념"이라며 "(나올 것이)다른 특별한 게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