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현지 기자] 연내 도입이 예상되는 인터넷은행 대비로 금융투자업계가 분주하다. 하지만 각 증권사마다 추진 모델, 현황 등은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베스트증권은 금투협과 함께 온라인은행 찰스슈왑, 이트레이드은행을 탐방하는 미국출장에 단독으로 참여 중이다.
증권사 중 가장 인터넷은행 준비가 활발한 곳은 키움증권과 이베스트증권으로 알려졌다. 키움증권은 전략기획본부에서 인터넷은행 추진을 총괄하며 전사적으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대기업과의 컨소시움 등을 다각도로 검토한 바 있다.
이들은 인터넷은행 설립을 위한 증권사 컨소시엄 뿐 아니라 대기업, IT기업 등과의 컨소시엄 등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전문증권사는 지점영업을 하지 않기 때문에 계좌개설을 위해서 반드시 은행을 끼고 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한 증권사 임원은 "지점이 없는 증권사들은 은행에서 증권계좌를 열 때마다 계좌개설 비용을 줘야할 뿐 아니라 매달 관리비도 나가 사실상 손실계좌 숫자가 수익이 나는 계좌 수보다 많다"며 "인터넷은행을 허용하면서 비대면으로 계좌개설을 허용해준다면 비용을 상당부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개발 및 공급업체 관계자는 "증권사가 단독으로 타업종과 컨소시엄으로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경우 협업할만한 선택지는 많지 않다"며 "초기 인터넷은행 구축을 위한 비용과 기술을 감당할 수 있을만한 IT회사는 네이버, 다음카카오 정도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증권사들은 인터넷은행에 대해 아직 보수적인 입장이다. 금융투자협회가 꾸린 태스크포스(TF)에 KDB대우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증권사들이 포함돼 인터넷은행 관련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발표할 만한 내용은 없다는 게 현재 상황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그룹이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이기 때문에 진출이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오는 6월 중 발표 예정인 금융위원회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 대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다만 대출, 보증 등 여수신업무에 대해서는 대형증권사들도 관심을 표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여수신사업 허가에 대해 사업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예금업무에다가 기업을 제외한 개인대상 대출이 가능해질 경우 증권사 사업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투협 주도 TF가 구성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금융위 방안이 나오기 전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16일에 공개세미나를 진행할 계획으로 이날 업계의견을 청취할 것"이라며 "6월 중 정부안을 발표할 계획으로 아직까지 업계에서 구체적인 사업모델이나 비전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