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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對)완구 질의' 에 묻혀버린 경제·외교 현안

기사등록 : 2015-04-1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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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개혁·경제활성화법 등 산적한 국회, 빈손 우려

[뉴스핌=정탁윤 기자]  "대정부 질의가 아니라 완전히 '대 완구(이완구 총리)' 질의네요."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5일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에서 비롯된 현 국회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하룻밤 자고나면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 공무원연금 개혁이나 경제법안이 묻히고 있는 것 같다"며 "정상적인 4월 국회 일정 소화에도 영향이 있지 않겠냐"고 우려했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 관련 의혹들이 정치권의 거의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국회의 정치, 외교, 안보, 경제 분야 대정부질의는 '대완구 질의'내지 '이완구 청문회'가 돼버렸다.

첫날인 13일 정치분야 대정부질의는 그렇다쳐도 14일 외교·통일·국방 분야 대정부질의도 이완구 총리와 성 전 회장간 각종 의혹들에 관한 질의로 채워졌다. 특히 전날 대정부질의에서는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성완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았다는 그 어떠한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며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이날 대정부질의의 핵심 이슈였던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 남북관계 등 주요 현안이 묻히고 말았다.

이날 진행중인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역시 마찬가지다. 이날은 성 전회장이 이 총리에게 전달했다는 '비타500' 박스와 '성완종 다이어리'가 핵심 이슈가 됐다.

경향신문은 이날 성 전 회장의 측근의 말을 인용, "비타 500 박스를 이 총리의 부여 선거사무소 테이블에 놓고 나왔다"고 보도했다. 또 '성완종 다이어리'에는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와 20개월간 23차례 만났다는 내용이 나왔다.

▲ 정의당 국회의원들이 15일 국회에서 이완구 총리의 자진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의에서 2013년 4월 4일 상황에 대해 "돈을 받은 기억이 아니라 그날 누가 왔는지를 그 입추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기억이 나겠습니까?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 총리는 "국무총리 이전에 한 인간"이라며 "돈을 받은 사실이 있다면 목숨을 내놓겠다는 발언도 국민을 상대로 많은 생각을 한 뒤 말씀드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야는 앞서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 서비스발전기본법 등 9개 경제활성화법과 소득세법, 공무원연금 개혁, 자원외교 국정조사 등의 현안을 처리키로 약속했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공방에 묻혀 4월 임시국회도 '빈손 국회'가 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구나 이날 경제분야 대정부질의에는 최경환 기획재정부장관 겸 부총리가 미국 출장을 이유로 불참해 야당이 한때 대정부질의 '보이코트'를 검토하기도했다. 경제 수장인 최 부총리 마저 불참하다보니 이날 질의 역시 이 총리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대정부질문 일정이 잡히면 대정부질문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하는 것은 더 이상 강조할 필요가 없다"며 "최 부총리가 사전에 그런 노력을 충분하게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저 역시 유감을 표한다. (최 부총리에게도)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의장은 "최 부총리를 상대로 여야가 합의한다면 별도의 긴급경제현안질문을 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여야 협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야당은 오는 23일쯤 최 부총리를 출석시켜 긴급 경제현안질의를 한다는 계획이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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