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SK㈜가 SK C&C와 합병하기로 하면서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에 대한 사업구조 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이 이번 합병을 통해 ICT(정보통신기술)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원으로 정한 만큼, 통신 등 ICT 사업에 주력해 온 SK텔레콤의 체제 변화가 예상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일 SK㈜-SK C&C 합병 발표에 따라 ICT 계열사인 SK텔레콤의 사업구조 개편이 점쳐지고 있다. SK그룹이 계열사와 시너지 창출을 최우선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그룹에서 SK텔레콤은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SK텔레콤의 지난해 매출은 17조1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SK하이닉스의 실적 호조가 반영, 전년 동기 대비 11.8% 증가했다.
다만 통신 시장이 포화 상태인 만큼, 미래 성장 동력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계는 SK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한 ICT를 택할 것이란 시각을 보여왔다. SK그룹 입장에서 반도체와 통신, 그리고 SK C&C의 IT서비스를 융합한 비즈니스 모델이 최상의 시너지 창출을 낼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SK㈜-SK C&C 합병 이후 SK텔레콤이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지난해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부임 후 더욱 커졌다. 장 사장과 SK C&C 박정호 사장은 90년대 최태원 회장 곁에서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우는 등 그룹의 위기 때마다 미래 비전을 찾아냈다는 이유에서다. 두 사장은 인수합병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장 사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 출신으로, 최근 특별퇴직을 추진하는 등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기존 45세 이상 10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한 퇴직제도를 나이와 관계없이 15년 이상 근속자로 확대한 것이다. 퇴직 보상금도 기본급 60개월분에서 80개월분으로 높였다. 장 사장은 오는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사업 추진 방향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도 SK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위해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의 사업 융합을 주시하고 있다.
HMC투자증권 김영우 연구원은 “SK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은 결국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활용한 사물인터넷(IoT)+ICT의 융합”이라며 “이러한 기반 위에서 SK C&C는 IT서비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며 신규 성장 동력을 육성하고, 필요한 재원은 과거 SK주식회사가 거두었던 상표권 수익 및 배당 수익을 활용한다는 전략은 괜찮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업계에서는 향후 SK텔레콤의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그룹 내 막강한 지배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분산된 ICT 플랫폼을 어느 한 곳으로 집중시킬 것으로 본다”며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를 흡수하고, 이에 앞서 일부 계열사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업구조 개편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