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호구(戶口 호적제도) 농업 토지개혁과 노사관계 재정립 등이 원할히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이 ‘중진국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이는 중진국함정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중국 당국의 종전 입장과 상반되는 발언이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 부장(장관)은 최근 칭화(淸華)대학교에서 열린 ‘칭화 중국 경제 고위층 포럼’에서의 연설에서 “중국이 향후 5년 혹은 20년 내 중진국함정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50% 이상”이라며 “중국의 매우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것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러우 장관은 연설에서 “현재 중국의 중요한 임무는 ‘중진국함정’을 뛰어 넘어 6.5-7%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은 향후 5-7년의 시간 동안 전방위적 개혁을 단행하고 시장에 여전히 존재하는 왜곡 현상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우 장관은 그러면서 중진국함정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농업개혁 ▲호적개혁 ▲토지개혁 ▲사회보험 완비 ▲노사관계 재정립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농업개혁을 통해 식량에 대한 보조금을 줄이고 농산품 수입을 장려하고, 둘째, 호적개혁을 통해 호적의 자유로운 이동을 실현함과 동시에 국가가 교육 및 의료 등 자원을 제공해 주민이 안정적으로 도시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며, 셋째, 노사관계에 있어서도 기업과 근로자의 결정권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토지개혁을 통해 얼마 간의 돈을 지불하면 농촌건설용지를 도시의 토지처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마지막으로 국유자본으로 사회보장기금을 강화해 다양한 사회보장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되었다.
[뉴스핌 Newspim] 홍우리 기자 (hongwoori@newspim.com)